‘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면서 금값이 치솟고 있다.

미국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채나 금을 대거 사들이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7일 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3개월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뉴욕증시는 우한 폐렴 확산세가 이어진 지난 21일부터 혼조세를 보이다 24일 모두 하락세로 돌아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과 이에 동반한 불확실성 우려가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28일 코스피가 2200선이 무너지는 급락세로 출발했다. 이날 오전 9시 9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4.38포인트(2.42%) 떨어진 2,191.75를 가리켰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28일 코스피가 2200선이 무너지는 급락세로 출발했다. 이날 오전 9시 9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4.38포인트(2.42%) 떨어진 2,191.75를 가리켰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53.93p(-1.57%) 내린 28,535.80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전일보다 175.60p(-1.89%) 떨어진 9,139.31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역시 51.84p(-1.57%) 내려앉은 3,243.63로 나타났다.

항공관련 주식의 하락 폭도 컸다. 아메리칸 항공이 5.54%, 델타 항공이 3.37%, 유나이티드 항공이 5.21% 급락했다. 호텔, 여행 관련주, 중국 의존도가 높은 주식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FTSE 러셀의 알렉스 영 이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글로벌 경제에 얼마나 심하게 영향을 미칠지 아무도 모르는 '최고의 불확실성'"이라고 말했다.

주식과 달리 이날 미 국채가격은 강세를 나타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1.60%까지 떨어져 지난해 10월 10일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수익률과 채권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채권 가격이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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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2년 만기 미 국채와 5년 만기 미 국채의 수익률이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역전됐다고 보도했다.

장단기 수익률 역전이 그동안 경기침체를 예측하는 지표로 해석해온 만큼 우한 폐렴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 우려가 적지 않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과 함께 금값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4%(5.50달러) 오른 1,577.4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4월 이후 약 6년여만의 최고 수준이다.

국제 금 시세 변동에 따라 국내 금 거래가도 점차 오르고 있다.

28일 오전 기준 국내 금값은 1그램(g)당 5만9824원으로 전일대비 1358원(2.32%) 올랐다.

우한 폐렴이 원유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며 국제유가도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전 거래일보다 1.9%(1.05달러) 미끄러진 53.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연속 하락이며 지난해 10월 15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7일 오후 8시 기준 전국 30개 성에서 20840명의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왔고 사망자는 81명이라고 발표했다.

해외 우한폐렴 확진자는 △태국 8명 △미국 5명 △호주 5명 △한국·일본·싱가포르·말레이시아 각각 4명 △프랑스 3명 등으로 집계되고 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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