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삼거리공원 명품화 사업 영향
지자체 3~4곳 유치의향서 내 도전
市, 농림부에 시의회 ‘지지의견서’
올해 10월 천안종합운동장서 열려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2010년 이후 5번 연속 ‘국제농기계자재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던 천안시가 행사를 유치하려는 타 지자체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박람회의 주 개최 장소인 천안삼거리공원이 시에서 추진하는 명품화 사업으로 인해 행사를 치르지 못하게 되자 틈을 노린 지자체들이 유치 경쟁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천안시와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등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제 농기계·자재 박람회’(KIEMSTA·이하 박람회)는 2010년 공모를 통해 선정된 천안 삼거리공원에서 격년제로 열렸다. 이전까지의 박람회는 서울 코엑스 등에서 개최됐다.

지난 2018년 열렸던 박람회 행사는 1454억 원의 지역경제유발효과(단국대학교 산학협력단 분석)를 창출할 정도로 ‘알짜배기’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박람회 공동 주관 단체인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이하 조합)도 2015년 천안 성거읍에 한국농기계글로벌센터를 준공, 조합을 이전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박람회는 천안만의 대표 행사로 입지를 굳혀갔다.

하지만 이제 천안은 다른 지자체의 도전장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돼 버렸다. 실제 2020년 박람회 개최 장소가 확정되지 않았던 지난해 초부터 대구광역시와 전라북도 등 3~4곳의 지자체들이 농림축산식품부에 유치 의향서를 내는 등 적극 행보를 보였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들 지자체는 천안시가 올해부터 천안삼거리공원에서 명품화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대대적인 공사를 추진한다는 소식을 접한 뒤 ‘틈새’를 치고 들어왔다고 한다.

총 674억 원이 투입되는 삼거리공원 명품화 사업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중도 낙마한 구본영 전 시장의 공약이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삼거리공원에서는 대형 행사를 치를 수 없게 된다.

사실 삼거리공원은 넓은 면적 외에도 흥타령 춤축제 등 굵직한 행사를 열기 위한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다. 그간 투입된 시 예산도 막대한 수준이라고 전해진다.

그러나 명품화 사업은 이러한 시설 인프라를 확 뒤엎을 정도로 큰 틀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맞춰 천안시는 2020년 박람회 장소를 불당동 종합운동장 일원으로 변경했다.

개최지를 확정 짓기 위해 천안시는 시의회의 지지 의견서까지 농림부로 제출했다. 이 의견서에는 박람회를 종합운동장에서 개최해야 하는 당위성과 함께 의회 차원의 적극 지원 의지 등이 담겼다.

다행히 올해 박람회 행사는 10월 28일~31일까지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현재 천안시와 조합은 도심 한복판에서 열리는 대형 행사로 인한 교통 문제와 대규모 주차공간 확보, 인프라 구축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일단 올해 행사를 큰 탈 없이 성공적으로 치러내야만 다음번 박람회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합 관계자는 “종합운동장이 접근성이나 면적 면에서는 삼거리공원보다 더 좋다고 본다”면서도 “KTX 천안아산역 인근에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셔틀을 운영하는 방안 등을 시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올해 개최지 유치 경쟁은 끝난 얘기다. 다만 향후에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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