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사고 둘째 딸과 농구팀 동료 등 탑승객 9명 사망

[충청투데이 조재근 기자] 미국프로농구(NBA) 레전드인 코비 브라이언트(41)가 현지시간 26일 헬기 추락사고로 숨졌다.

당시 헬기에는 그의 둘째 딸을 비롯해 딸이 속한 농구팀 동료 등도 탑승했다가 전원 숨진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그의 사망 소식에 미국 전역에서도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브라이언트의 사망 원인은 헬기 추락이다.

사진=코비 브라이언트 SNS 캡처
사진=코비 브라이언트 SNS 캡처

그는 이날 오전 10시께 자신의 전용 헬리콥터를 타고 가던 중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북서쪽으로 65㎞ 떨어진 칼라바사스에서 헬기가 추락하면서 목숨을 잃었다.

사고 헬기에는 브라이언트를 비롯해 브라이언트의 둘째 딸 지안나(13), 지안나의 농구팀 동료, 이 동료의 부모 중 한명이 탑승해 있었다.

또 오렌지코스트 칼리지 소속 농구 코치와 부코치, 헬기 조종사 등 9명이 타고 있었으나 사고로 모두 사망했다.

LA 카운티 경찰국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생존자가 없고 탑승객 전원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브라이언트가 캘리포니아 사우전드 오크스에 세운 맘바스포츠 아카데미로 가려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브라이언트는 이곳에서 딸이 속한 농구팀 경기를 감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가정적이었던 브라이언트는 일명 '패밀리 맨' 불려왔다.

정확한 헬기 추락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당시 사고 장소에는 안개가 짙게 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브라이언트는 20년간 코트를 종횡무진하며 전무후무한 각종 기록을 세워 'NBA의 전설'로 불린다.

20년 동안 팀을 5번이나 NBA 정상에 올려놨고 18번 올스타팀 선발, 두 시즌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2008년 정규리그 MVP, 2009년과 2010년 챔피언결정전 MVP, 올스타 MVP 4회 수상 등 화려한 이력을 남겼다.

LA 레이커스는 브라이언트의 선수 시절 등번호 8번과 24번을 영구 결번 처리했다.

브라이언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고 소식이 보도 후 트위터에 "끔찍한 뉴스, 브라이언트는 역대 최고의 농구선수 중 한명이며 이제 막 인생을 시작하려 했다. 그는 가족을 너무나 사랑했고, 미래에 대한 강한 열정을 품고 있었다"면서 고인에 대한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트위터에 "사랑과 기도를 보낸다"고 남겼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도 깊은 애도를 표했다.

그는 "나는 코비를 사랑했다. 그는 내 동생이나 다름없었다"면서 "그와 자주 대화를 나눴다. 그 대화가 무척 그리울 것"이라고 했다.

LA 레이커스에서 그와 함께했던 샤킬 오닐은 트위터에 "나의 조카인 지아나와 형제인 코비를 잃는 슬픔을 겪는 고통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고 깊은 애도를 표시했다.

이날 열린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는 브라이언트에 대한 추모로 막을 열었다. 시상식이 열린 스테이플스 센터는 LA 레이커스의 홈구장이다.

진행을 맡은 앨리샤 키스는 "가장 잘한 아티스트를 축하하기 위한 음악계의 가장 큰 밤을 위해 우리가 모두 모였지만 솔직히 우리는 지금 미칠 듯한 슬픔을 느끼고 있다"며 "로스앤젤레스와 미국, 세계는 영웅을 잃었다"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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