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성·가격경쟁력에 앱 주문↑
유통업체 온라인몰 경쟁 본격화
가격 전략 내세운 전통시장 시름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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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우리나라 명절 풍경에 변화가 일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차례상을 주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전통시장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지역에서도 준비가 길고 비용도 많이 들며 쉽지 않은 명절 음식을 직접 준비하지 않고 주문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 주부 박모(36·대전 서구) 씨는 지난 추석에 이어 올해 설에도 차례상을 유통업체를 통해 미리 주문했다. 전에는 직장을 다니면서 틈틈이 장을 보고 음식을 준비하느라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지인의 추천으로 차례상을 주문해 봤는데 생각보다 만족스러워 앞으로도 계속 이용할 계획이다.

박 씨는 “집에서 주문하고 다음날 새벽에 문 앞에 배송되는 편리성까지 고려하면 장보기 앱을 통해서 합리적인 비용으로 설 상차림 준비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원클릭만으로 음식을 장만하는 사례가 늘면서 전통시장의 설 대목은 사라지고 있다.

'클릭' 한 번으로 차례상 물건을 문 앞까지 배송해주는 온라인몰까지 본격적으로 가세하면서 전통시장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앞서 전통시장은 명절 특수를 대형마트에 빼앗겼다. 그동안 전통시장은 날씨 변수와 불편한 주차에도 저렴한 가격으로 대형마트와 힘겹게 경쟁을 펼쳐 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설 차례상 차림 비용(4인 기준)은 전통시장 23만 907원, 대형마트 31만 8803원이다. 전통시장이 25%가량 저렴하다.

하지만 이 전략도 점점 힘을 잃게 생겼다.

유통업체들이 온라인몰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배송 서비스, 적립까지 성수품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어서다. 가격 할인을 내세운 온라인몰마저 성수품 판매 경쟁에 뛰어들어 손님이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다.

장보기 앱 마켓컬리는 설 상차림 및 명절 음식 재료 기획전으로 약 23만원에 차례상 준비가 가능하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펼치고 있다. 주문한 다음 날 새벽에 배송되는 편리성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전통시장보다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셈이다.

지역 전통시장의 한 상인은 “명절을 앞둔 만큼 평일보다 손님은 많지만 예년 명절과 비교하면 한산해 졌다”며 "차례상에 올라가는 과일, 건어물, 채소, 고기 등 모든 성수품 구매가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고 가격도 낮아 전통시장은 점점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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