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영입인재 신범철, 전략공천 소문… 일부 후보 반발
민주당 박양숙, 서울서 출마선언·출판기념회… 당원 반감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4·15 총선을 앞둔 천안지역 정치권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선거 시즌이 돌아오면서 그간 지역에서 전혀 활동하지 않았던 인물들이 연이어 도전장을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후보들의 경우 전략 공천을 자신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어 지역 당원들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22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천안의 3곳 선거구 모두 서울 등 중앙에서 활동한 인사들이 출마 의사를 밝히고 총선 준비에 돌입했다.

먼저 천안시(갑) 선거구에는 신범철(49)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이 21일 자유한국당의 ‘5호 영입인재’로 발탁됐다. 천안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신 센터장은 외교안보전문가로 알려졌다. 그는 국립외교원 교수와 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실장 등을 맡았으며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실과 국방부 등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신 센터장은 이번 총선에서 천안 갑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다. 이미 천안 갑에는 한국당 소속 강동복(63) 전 충남도의원과 유진수(47) 전 중앙당 부대변인, 이정만(58) 전 대전지검 천안지청장이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친 상태다. 이미 지역에서는 신 센터장이 황교안 당 대표에게 낙점받아 전략 공천을 받을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았다. 실제 영입 발표가 나자 일부 후보 측은 “전략 공천은 말이 되지 않는다”, “정정당당하게 경선을 하는 게 맞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이에 중앙당이 당내 반발을 고려해 차선책으로 경선을 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경선을 하더라도 인재 영입에 대한 가산점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대해 신 센터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공천과 관련해서는) 상의한 게 없다. 그리고 아직은 보장받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천안시(을) 선거구에서는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박찬주(61) 전 육군대장이 같은 케이스로 꼽힌다. 박 전 대장도 한국당 인재영입 1호로 거론되다 ‘공관병 갑질 논란’으로 인해 취소된 바 있다. 그는 이후 스스로 입당원서를 내고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세 결집에 주력하고 있다. 박 전 대장 측은 경선 승리를 자신한다는 분위기다. 다만 천안을에서는 일찌감치 ‘사고당협’이던 지역구를 이끌며 밑바닥 민심을 다져온 한국당 신진영(52) 전 당협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는 점에서 경선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천안시(병) 선거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양숙(56) 전 서울시 정무수석이 최근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박 전 수석은 출마 기자회견은 물론 출판기념회를 서울에서 개최하면서 지역 당원들에게 반감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지난 9일 천안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중앙당에 나를 보여주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서 전략 공천을 염두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여야 모두 공천 혁신을 위한 인재 영입과 물갈이 등 대대적인 당 쇄신을 발표하면서 천안에서도 정치 신인들이 가세하는 모양새가 나타나고 있다”며 “하지만 민심이 지역에서 활동하지 않았던 이들을 어떻게 평가할지는 향후 유심히 관찰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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