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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210개… 원도심에 72.38%, 市 활용방안커녕 보존도 안돼
타 시·도 역사보전과 대조…

▲ 대전 최초 공업사 남선기공의 창업터. 충청투데이DB
▲ 대전 최초 공업사 남선기공의 창업터. 충청투데이DB
사진 = 충청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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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송해창 기자] 대전지역 근대건축물들이 지자체와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잊혀져 가고 있다. 특히 원도심 지역에 근대건축물들이 집중돼 있음에도 뾰족한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시의 정책 방향인 원도심 활성화에도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역에는 △동구 95개 △중구 57개 △대덕구 21개 △유성구 19개 △서구 18개 등 모두 210개의 근대건축물이 있다. 이 가운데 원도심(동구·중구)에만 72.38%의 근대건축물들이 밀집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대건축물은 역사를 되새겨 보고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등 보존을 통해 지켜져야 하는 문화유산이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활용방안 계획은 커녕 보존 조차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 문화유산이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역 근대건축물은 모든 이의 외면과 무관심, 개발논리 등으로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시는 근대건축물들의 보존과 활용방안을 위해 10여년이 지난 2010년도에 작성된 ‘근대문화유산 조사보고서’만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최근에는 도심 재개발 등이 이뤄지면서 근대건축물 수는 현저히 감소했을 것이라는 게 지역 전문가 대다수의 의견이다.

지역에선 방치를 넘어 사라진 근대건축물도 있다.

2016년에는 고(故)정훈 시인의 고택이 철거됐다. 중구 대흥동에 위치했던 고택은 인근 요양병원에 주차장용으로 팔리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 고택은 지역 최초의 학생문학동인회 ‘머들령문학회’가 탄생한 곳이자, 해방 후 대전 최초의 문예지인 ‘향토(鄕土)’와 ‘동백(冬柏)’이 창간된 역사적 장소였다.

지난해에는 동구 원동에 자리잡았던 국내 최초의 공작기계회사 남선기공 건물이 사라졌다. 철거 이후 건물 폐자재의 가치가 재조명되며 근대건축물 관리 대책이 요구되기도 했었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근대건축물도 상당수 있다. 동구 소제동 일대 철도 관사 37개동은 재개발로 인한 철거를 앞두고 있다. 이곳은 1920~1940년대 철도업계 종사자의 거주지로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관사촌 살리기 운동본부’가 해당 지역에 건설 예정인 2개 도로의 건설 중단을 시에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타·시도의 경우 근대건축물에 대한 역사 보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고 있다.

광주시의 경우 근대 건축물에 대해 전수조사와 함께 기록보존 사업을 추진하고 했으며, 창원시는 역사적 사건, 과거 생활모습, 급변하는 도시경관 등 보존 가치가 있는 기록을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해 훼손과 멸실을 예방하는 ‘창원형 기록정보서비스’를 구축했다.

반면 대전은 근현대문화유산을 미래 자산으로 활용하기 위해 일부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정적인 예산으로 효율적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대해 지역 문화계는 시의 적극적인 행정을 촉구하고 있다.

안여종 대전문화유산울림 대표는 “원도심은 대전 근대건축물의 보고(寶庫)다. 근대건축물은 지역문화와 원도심 모두를 살릴 수 있는 단초”라며 “시는 적극적인 행정으로 근대건축물 관리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송해창 기자 songh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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