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환 청주시 하수정책과 주무관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s Theory·BWT)'은 미국의 범죄학자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1982년 공동 발표한 '깨진 유리창(Fixing Broken Windows: Restoring Order and Reducing Crime in Our Communities)'이라는 글에 처음으로 소개한 사회 무질서에 관한 이론이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한다는 이론으로,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길을 걷다 보면 길이나 도로의 우수(雨水)를 처리하기 위해 설치된 빗물받이에 담배꽁초가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수거하지 않은 자의 잘못인가, 버린 자의 잘못인가 하는 판단은 둘째로 하고 처음엔 깨끗했던 빗물받이에 한 개, 두 개로 시작된 담배꽁초는 어느덧 가득 차 방치되기 시작한다. 오랜 기간 방치된 이 담배꽁초로 배수관이 막혀 하수도 역류, 악취 발생 그리고 비점오염원 요인으로 수질을 악화시킨다.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에 수질 오염의 원인은 점(point)오염원과 비점(non-point)오염원으로 구분돼 있다. 비점오염원은 도시·도로·농지 등 불특정 장소에서 수질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배출원을 말하지만 점오염은 공장·가정하수·축산농가 등 배출지점이 명확해 관로를 통해 한 점(공공하수도)으로 유입돼 하수처리 공정을 거쳐 인근 공공수역으로 방류되는 배출원이다.

점오염원은 처리 비용의 문제는 있지만 최종 공공 하수처리시설에서 처리돼 적정 수질로 방류되지만 비점오염원 요인 중 하나인 담배꽁초는 적기 수거되지 않으면 하천으로 유입돼 수질을 오염시키고 물고기 폐사나 수중생물 또는 수중생물의 서식처를 파괴하는 2차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하수관로에 담배꽁초, 생활쓰레기 등이 가정집의 배수관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기름과 혼합돼 하수도 정체 현상이 발생해 행정력 낭비 및 별도의 예산이 수반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후세를 살아갈 우리의 자손들에게괜찮은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많이 고민해야 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담배꽁초 아무 데다 버리지 않기, 특히 빗물받이엔 버리지 않기'를 실천하는 것은 어떨까. 또 '깨진 유리창의 이론'이 말하고 있는, 문제가 커진 이후에 문제를 해결하려면 몇 배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지를 정말 느끼고 느끼기를 청주시 하수 관련 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담당자로서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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