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유학을 떠나는 한국인보다 훨씬 많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행을 택한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의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해 2023년까지 외국인 유학생을 20만명까지 늘리겠다며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외국인 유학생 수는 꾸준히 늘어 2018년 전국적으로 14만 명을 넘어섰고 대전지역 유학생도 6877명을 기록했다. 대학 입학자원 감소로 신입생 확보에 비상이 걸린 대학 입장에선 사활을 걸고 유학생 유치 경쟁을 벌이는 사이 곳곳에서 문제가 돌출되고 있다.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온 유학생들의 가장 큰 장애물은 언어장벽이다. 대전세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대전지역 대학 외국인 유학생의 한국어능력 충족비율은 37.51%, 대학원생의 언어능력 충족비율은 23.69%로 나타났다. 열 명중 서너 명만 수업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니 나머지 학생은 물론 교수 입장에서도 수업진행에 어려움이 크다. 한류 바람을 타고 대거 들어온 유학생 중 한국어 수업을 거의 혹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일부는 중도탈락이라는 외길을 갈 수밖에 없다.

대전지역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05년 1080명에서 2018년 6877명으로 6.4배 늘었다. 그러나 한국어 능력시험 4급 이상을 취득한 유학생은 전체 13.6%에 불과하다. 대학들은 유학생 유치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한국어 수강이 가능토록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지원이 선행돼야 하는 이유다. 많은 학업 중도 포기자는 모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불법체류자로 남거나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도 종종 봤다.

이제 양적 성장보다 질적인 성장을 위한 유학생 관리가 필요하다. 언어장벽으로 인한 고립감과 부적응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이 적극 나서야 한다. 그동안 노출된 중도탈락, 불법체류의 가장 큰 원인인 한국어 능력을 키워줄 체계적 정책과 지원도 필수적이다. 한국어 습득 및 학습지원 프로그램이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는 않았는지 점검해야 할 과제다. 유학생이 지역사회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문화적응을 돕는 사회적 교류 증진 프로그램도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그것이 글로벌시대 대학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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