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계, 동해·냉해 우려 커져
市, 이상기온 농작물 관리 당부
유통업계, 패딩·아웃도어 매출↓
개정안 탓 할인행사도 어려워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포근한 겨울 날씨가 계속 이어지면서 천안지역 대형 유통업계와 농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19일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상고온 현상으로 패딩 등과 같은 아웃도어 매출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겨울 관련 제품을 찾는 수요가 줄면서 ‘계절 특수’가 사라졌다는 근심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지역 A백화점의 ‘2019~2020 시즌’ 레저, 스포츠 용품 등 매출액은 ‘2018~2019시즌’에 비해 -5% 역신장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패딩과 모피류 등의 가격은 다른 계절상품보다 상당히 높게 책정되는 게 일반적이다. 때문에 유통업계 전체 매출액의 30% 이상이 ‘겨울 장사’로 벌어들인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따뜻한 날씨 영향에 관련 상품들이 팔리지 않으면서 유통업계의 걱정이 커지는 상황이다.

더구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부터 ‘대규모 유통업 분야의 특약매입 거래에 관한 부당성 심사지침 개정안’을 시행한 영향에 백화점 측이 섣불리 가격 할인 행사를 진행할 수도 없다. 이 개정안의 핵심은 가격 할인 행사를 백화점이 진행할 때 최소 50% 이상의 비용을 부담하라는 것이다.

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협력사들의 재고 소진을 도와주고 싶어도 좀처럼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따뜻한 날씨는 지역 농업계도 크게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식물들이 다른 해보다 일찍 생장 활동을 시작하면서 동해나 냉해 피해가 우려되고 있어서다.

게다가 벌레들이 겨울에도 죽질 않고 이른 봄부터 활동할 경우, 해충 피해까지 발생한다.

기상청의 1개월 예보를 보면, 이달 하순이나 2월 초순 강추위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계속 추운 온도가 이어지면 식물들에 저항성이 생겨 피해가 덜 나타나는데 긴장을 풀고 있다가 갑자기 추워질 경우 ‘동해’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럴 경우 나무와 줄기가 얼거나 꽃눈이 ‘냉해’ 피해를 입어 제 역할을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는 열매를 제대로 수확하지 못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진다. 급기야 천안시도 이상 기온에 따른 농작물 관리를 당부하고 나섰다.

천안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농가를 직접 방문해 관리방법을 지도하거나 작목별 연초 과제 교육에서도 별도로 월동 관리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3년간 천안지역의 12월 평균기온은 2016년 1.1℃, 2017년 -1.8℃, 2018년 -1.2℃였다. 그러나 2019년에는 0.7℃를 기록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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