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소비심리 악화… 외식업체 한숨만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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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경기 불황으로 직장인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소비가 얼어붙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개인의 음식점 신용카드 사용액은 4조 6614억원으로 2018년 9월(4조 6770억원)보다 156억원 감소했다.

식당에서 신용카드로 긁은 돈이 줄어든 것은 2013년 2월(-7.0%) 이후 6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음식점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율은 지난해 7월 1.9%에 그친 후 8월 4.5%로 소폭 올랐으나, 이내 마이너스(-)로 반락했다.

외식 경기는 소비심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지난해 8~9월 소비심리가 악화된 것이 원인이다.

외식비는 상대적으로 불요불급한 지출에 속해 경기가 나쁘면 소비자는 교육비나 의료비 대신 외식 씀씀이부터 줄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매달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를 분석해 보면 지난해 8월 92.5로 2017년 1월(92.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에는 96.9로 전월보다 올랐지만 전년 같은 달 대비로는 3.1p 하락했다.

실제 지역 직장인들은 고물가로 점심식사 한 끼에 웬만한 음식값은 1만원에 육박하는데 월급은 안 오르고, 지갑만 얇아지고 있다며 한숨만 늘어놓는다.

직장인 박모(33) 씨는 "높은 물가 때문에 월급을 받아도 적금이며 보험료를 빼고 점심값, 통신비, 커피 등만 소비해도 남는 게 없다"며 “한 달에 20만원이 훌쩍 넘는 점심값을 감당하기 힘들어 구내식당을 이용한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소비 침체는 지역 직장인들의 생활 패턴 변화로까지 이어진다. 구내식당을 이용하거나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도시락이나 김밥, 분식 등으로 간단하게 때우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직장인 민모(28) 씨는 “회사 주변에는 최소 6000~7000원은 줘야 한 끼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 대부분 구내식당을 이용한다"며 "점심값이 올라 구내식당을 찾는 빈도가 예전에 비해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지역 역세권과 오피스 상권 외식업체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상권별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에서 역세권은 67.30으로 전기 대비 7.57p, 오피스 상권은 70.76으로 1.74p 떨어졌다.

구내식당 대신 회사 근처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직장인의 평균 점심값도 지난해 7163원으로 전년 대비 37원(0.5%) 감소했다.

직장인들이 모여있는 지역 식당가 자영업자들도 매출은 예전만 못하거나 감소해 울상이다.

서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이모(49·여) 대표는 “불과 몇 달 새 주문량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손님들도 예전에 비해 덜 오는데 오는 손님마저 적게 주문을 하니 죽을 맛이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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