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센터의 그늘

사진 = 연합뉴스

☞대한민국 대표 의사를 꼽으라면 단연 ‘이국종 교수’다. 그는 외상외과 전문가다. 치료 실력은 말할 것도 없다. 그는 2011년 '아데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치료했다. 또 2017년, 북한 귀순 병사를 살려냈다. 두 사람 다 심각한 총상을 입었었다. 하지만 이국종 교수는 둘 다 살려냈다. 누군가는 이를 '기적'이라 말한다. 그는 기적을 만들었고, '국민 의사' 자리에 올랐다.

☞그는 의료계 '홍보 요원'으로도 통한다. 국내 응급 의료시스템의 문제를 끊임없이 지적한다. 알리고, 고치기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 일엔 인터뷰, 광고 출연, 국회 출석… 여러 가지가 있다. 고군분투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가끔은 '짠하다'. 언제부턴가 병원은 환자 보다 돈을 좇는다. '살리기' 보다 '벌기'가 목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국종 교수는 '이단아'다. 환자를 먼저 생각한다. '참된 의사'다.

☞그는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의 모델이다. 실제로 그는 많은 걸 낭만적이게 바꿨다. 우선, 전국 거점에 권역외상센터를 설립하게 했다. 이를 국가가 행·재정적으로 지원하도록 했다(일명 ‘이국종법’). 또 24시간 닥터헬기 도입에도 힘썼다. 환자를 어떻게 더 살릴지만을 생각한 사람이다. 왜 낭만닥터인지 알겠다. 그러나 그는 누군가에겐 그저 '불만닥터'였나 보다.

☞이 교수가 있는 아주대가 시끄럽다.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이 이 교수에게 심한 욕설을 하는 녹취록이 공개돼서다. "때려치워. 이 XX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XX 말이야.” 욕설은 이런 식이다. 이 교수가 어떤 취급을 받는지 알 수 있다. 쌍욕의 이유를 추측하자면 여러가지가 있다. 이 교수가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를 위한 세금·국가 지원금이 전혀 관계없는 일에 사용되고 있다고 폭로한 것도 그 이유다. 또 그는 병실 배정 거부에 대해서도 밝힌 적 있다. 결론은 외상센터가 ‘돈이 안돼서’다. 그래서 눈엣가시였나 보다. 이 교수는 한국을 떠날 결심도 했다고 한다. 그에겐 응원 보다 지원이 필요하다. 국가가 운영하는 외상센터가 필요한 때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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