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유, 이번 겨울 매출 34.5%↑
가격경쟁력…아이스도 잘나가
점주도 온장음료 보관탓 외면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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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겨울철 편의점 특수 상품이었던 '따뜻한 캔커피'의 인기가 식으며 음료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편의점들이 즉석 원두커피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캔커피의 자리를 즉석 원두커피가 대신하고 있다.

14일 주요 편의점들에 따르면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들면서 편의점에서 즉석 원두커피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났다.

씨유(CU)의 즉석 원두커피의 매출액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34.5%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즉석 원두커피는 12월 이후 소주와 맥주, 바나나우유 등 편의점 대표 인기상품을 제치고 전체 매출 1위(담배 제외)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그동안 겨울철 인기를 끌던 온장음료들은 커피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온장고용 캔커피는 전년 동기간 대비 매출이 6.9% 늘어나는데 그쳤다.

편의점들이 갓 내린 원두커피를 1000원 초반에 판매하면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자 소비자들이 온장음료 대신 커피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따뜻한 겨울 날씨와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트렌드도 온장음료의 '찬밥화'를 가속화했다. 실제 같은 기간 CU의 전체 커피 중 아이스커피 매출 비중은 15%에 달했다.

대전 동구의 김모(28·여) 씨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셔야 왠지 커피를 마시는 느낌이 들고 개인적으로 따뜻한 아메리카노는 커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며 "아무리 추워도 실내는 웬만하면 다 따뜻하기 때문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계속 마시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주들도 온장음료를 외면하면서 따뜻한 캔커피의 인기를 옛말로 만들고 있다.

온장음료는 겨울 한 철에만 유용한 데다 보관도 까다롭다. 일반적으로 캔커피는 온장고에 14일 이상 보관할 경우 변질 위험이 있다. 두유는 7~10일 이하로 보관해야 하며 유자차는 7일 이상 보관해서는 안 된다.

판매로 인한 회전율이 높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회전율이 떨어지면 폐기해야 하는 제품도 그만큼 늘어난다. 이에 아예 온장고를 들여놓지 않는 편의점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역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원두커피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점주들도 관리 상의 이유로 있는 온장고도 빼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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