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스타PD 공통점은 트렌드 읽고 재빠르게 갈아타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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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계를 대표하는 김태호 MBC PD와 나영석 CJ ENM PD가 반 발 앞선 실험정신으로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며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무한도전' 시즌 종영 후 오랜만에 돌아온 김태호 PD는 스타들의 공익 프로젝트를 크라우드 펀딩으로 실현해주는 '같이 펀딩'과 릴레이 카메라 형식을 내세운 '놀면 뭐하니?'로 새 출발에 나섰다.

먼저 '대박'을 낸 건 유재석을 내세운 '놀면 뭐하니?'이다. 드럼 연주부터 트로트, 라면 끓이기까지 유재석의 다양한 도전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원맨 무한도전'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놀면 뭐하니?'가 '무한도전'과 다른 점은 텔레비전을 뛰어넘은 온·오프라인 확장성에 있다.

유재석의 드럼연주기를 담은 '유플래쉬'나 유산슬 신드롬을 일으킨 '뽕포유' 프로젝트는 TV 본방송보다도 온라인 클립 영상, 오프라인 콘서트, 타 방송사와의 컬래버레이션이 더 주목받으며 젊은 세대로부터 폭발적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유산슬의 경우 KBS 1TV '아침마당'에 출연한 것을 기점으로 그의 동선 하나하나가 온라인에서 주목받으며 본방송 시청률까지 견인한 셈이 됐다.

김 PD와 달리 큰 공백 없이 꾸준히 프로그램을 총괄 기획해온 나영석 PD는 이번에 tvN에서 옴니버스 예능 '금요일 금요일 밤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 프로그램은 앞서 '신서유기' 번외 편을 통해 유튜브 채널에서 재미를 톡톡히 본 나 PD가 아예 유튜브 문법을 그대로 옮겨온 의도가 엿보인다. 15분짜리 6개 영상 콘텐츠가 병렬적으로 구성돼 TV보다는 온라인 클립으로 취향에 따라 코너를 선택해 보는 게 더 친숙할 포맷이다.

나 PD는 TV에서만큼은 아직 친숙하지 않은 포맷을 고려한 듯 내용과 출연진은 그동안 자신이 연출해왔던 프로그램의 색깔을 유지하며 반 발만 앞선 기조를 보였다.

방송가에서는 두 스타PD의 이런 전략을 방송 환경에 적응하려는 노력으로 해석한다. 트렌드를 읽고 재빠르게 갈아타는 능력이라는 뜻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14일 통화에서 "최근 시청자는 유튜브에 익숙하다. 그들을 공략하기 위해 프로그램의 포맷도 그에 맞추는 것이다. 두 PD의 다른 성향에서 비롯한 차이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시도는 같다"고 말했다.

그는 김 PD는 카메라, 영상 등 면에서 안 해본 시도를 빠르게 하려고 하고, 나 PD는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서 변주하는 차이는 있지만, 상황 파악이 빠른 게 공통점이라고 강조했다.

정 평론가는 "두 사람은 지금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를 잘 이해하고 있다. 새로운 판을 열어놔도 변화하는 것이 익숙하다. 한 가지 틀로 시작해도 중간중간 자연스럽게 바꿔나가는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두 PD의 행보는 예능계에서 통하는 '반 발만 앞서가라'는 말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도 한다.

정 평론가는 "방송은 새로운 것을 추구하지만 너무 새로우면 낯설어져서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며 "어느 정도 새로우면서도 익숙한 면이 있어야 하기에 한 보 앞서가기보다는 반걸음만 앞서가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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