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 등 아웃도어 매출은 급감
골프업계 호황…겨울축제 당황
아이스크림, 우동보다 잘 팔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겨울철 이상고온 현상으로 계절 관련 제품을 찾는 수요가 줄면서 유통가 전반에서 '계절 특수'가 사라졌다.

지역 유통업계는 때아닌 이상고온 현상으로 겨울용품이 팔리지 않아 매출 부진이 심화되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의 경우 지난해 11~12월 패딩 등과 같은 두터운 아우터를 판매하는 아웃도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가량 줄었다.

백화점세이에서도 이 기간 뛰어야 할 아웃도어 매출이 두 자릿수 수준의 역신장을 기록했다.

지역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올 겨울 춥지 않은 날이 이어지면서 백화점 업계 전반적으로 아웃도어 매출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따뜻한 겨울 날씨에 상품군별 희비도 엇갈렸다. 한 겨울에도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이달 골프업계도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의 골프 상품군의 경우 2018년 11~12월에는 매출이 다소 부진했다. 따뜻한 겨울 날씨에 눈 없는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골프용품 매출은 무려 두 자릿수 이상 뛰었다.

이 기간 백화점세이도 골프용품 관련 매출이 10%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대전의 평균기온은 2.8℃로 지난해 0.6℃에 비해 2.2℃나 높고, 평년보다도 1.6℃나 높았다. 심지어 눈보다 비가 내린 날이 더 많았다. 포근한 날씨에 대전지역에서 겨울축제를 준비했던 축제장들은 비상이 걸렸었다.

지난달 21일 눈썰매장 개장을 준비했던 대전오월드는 25일로 한차례 연기했다가 아예 해를 넘겨 1월 초에 개장했다. 영하 3℃ 이하로 기온이 내려가지 않아 제설기를 가동하지 못해 지난해 처음으로 12월에 눈썰매장 개장을 포기했다.

유성구에 위치 한 눈썰매장도 당초 지난달 15일 개장하려다 포근한 날씨 때문에 보름을 늦춰 개장했다.

대전오월드 관계자는 “예년보다 기온이 너무 높아서 눈을 만드는 데 애로사항이 있어 개장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춥지 않은 겨울은 먹거리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름철 대표 먹을거리인 아이스크림과 빙수가 호빵과 우동을 누를 태세다.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여름철 상품으로 분류되는 아이스크림과 빙수 판매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쫄면과 비빔국수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따뜻한 국물 때문에 겨울철 많이 찾는 우동(-14%)과 칼국수(-16%)는 역신장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대전 서구의 김모(30·여) 씨는 “요즘은 겨울에도 많이 춥지 않아 난방이 잘 된 곳에 머물면 오히려 덥게 느껴질 경우가 있다”며 “따듯한 음식보다 시원한 음식, 음료, 탄산 등을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