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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과학기술인 줄퇴직
국가적 손실 우려… 활용 방안 시급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올해부터 대덕연구단지 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현실화 되며 고 경력 과학기술인의 사회적 활용시스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련기사 3면

대전의 훌륭한 인적자원이자 지역경제의 혁신주체로써 다양한 역할이 부여될 수 있도록 보다 차별화 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2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하 NST)에 따르면 지난해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정년퇴직자는 230여명으로 추산된다.

올해부터 대덕연구개발특구(이하 대덕특구) 출범 50주년을 맞이하는 오는 2022년까지 1955~1963년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 총 1019명의 은퇴가 본격화 된다. 향후 3년간 퇴직예정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162명으로 가장 많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 89명,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70명으로 뒤를 잇는다.

대부분 출연연이 집중된 대덕특구는 출범 이래 가장 많은 인원이 은퇴를 앞두고 있는 만큼 연구기능 저하 및 국가적 손실이 우려된다. 수십 년간 막대한 국가예산을 지원해 성장한 고경력 과학기술인들이 은퇴 후 제 역량을 더 이상 발휘하지 못하고 현장을 떠나고 있어 출연연들도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그간 고경력 과학기술인 대상의 정부지원 제도가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고 이들의 경험과 연륜은 연구기관 및 대학 퇴직 후 사장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은퇴 과학자들 역시 현장을 떠나 은퇴 이후 네트워크나, 플랫폼 등 기반 부족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한다.

자신의 연구개발 분야를 국가나 지역의 사회문제 해결에 활용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고, 알아도 접근할 수 있는 채널에 한계를 느낀다는 것이다. 현직에 있을 때 아무리 훌륭한 연구성과나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했어도 은퇴 후 몇 년 만 지나면 시시각각 변하는 기술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한 채, 뒤쳐지거나 그대로 고립되기 일쑤다.

따라서 퇴직을 앞둔 많은 연구자들은 고 경력 퇴직과학기술자에 대한 고도화 된 활용 방안으로 지역사회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은퇴과학자의 지원·활용을 위해 지난해 발족된 비영리기관 ‘과학기술연결플랫폼사회적협동조합’의 설립 이유도 결국 같은 맥락이다.

조합 설립 과정에 참여한 함진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표준연구본부 오픈소스센터장은 “그동안 은퇴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지 않았다”며 “의지가 있어도 마땅한 시장이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차산업혁명특별시 대전은 AI, VR, 블록체인 등 ICT 활용도가 높은 지역이고, 바이오·에너지·화학·기계 등 관련 기술을 엮어 낼 수 있는 엄청난 인적 자원을 갖고 있음에도 이들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며 “‘구술이 있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퇴직 연구자들은 돈보다 삶의 가치, 사회적 기여도에 대한 의미가 높은데 이런 것들을 중간에서 연결할 수 있는 지원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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