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팬들 열기 전국 최고… 구단회생 염시장도 앞장

대전구단은 시민구단일까.

법적으로 따지면 주식회사이지만 요즘 구단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열기를 고려한다면 사실상 시민구단이나 다름없다.

작년 해체위기를 겪었던 일을 돌이켜 보면 격세지감이자 '정말 꿈 같은 일'이라는 것이 시티즌 관계자들이나 축구팬들의 한결 같은 반응이다.

스포츠 열기 최악이라는 오명을 한꺼번에 날려 버린 대전의 광적인 축구 열기 뒤에는 경기장을 찾고 연간회원권을 구입하는 시민들이 큰 힘이 되고 있지만 염홍철 대전시장의 보이지 않는 노력도 컸다.

지난 13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는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됐다. 염 시장이 대전구단의 유니폼을 입고 본부석이 아닌 대전 서포터스석에 자리를 잡고 경기 내내 대전을 응원했다.

광역시의 수장이 원정경기 응원에 나선 것 자체가 이례적인 데다 본부석이 아닌 서포터스석에서 관람을 한 것이 각 구단의 서포터스들에게 전파돼 프로구단을 보유한 다른 지역 단체장들이 고초를 겪기도 했다.

사기업인 프로구단의 경영에 시가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반대를 무릅쓰고 염 시장은 지난해 말 구단 살리기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후 대전 시티즌의 사태는 자갈밭길이었다. 구단에 지원을 약속한 기업들이 행동에 옮기지 않아 최악의 자금난에 봉착했기 때문.

염 시장은 사재를 털어 1000만원을 기탁한 뒤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구단 지원을 호소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충남도시가스의 2억원을 시작으로 크고 작은 기탁과 연간회원권 구입 등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시에서도 반대에 나선 일부 시의원들을 설득, 시 홍보비로 10억원의 구단 지원금을 만들어 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정부 차원에서 대구 FC에게 월드컵 잉여금 중 일부를 지원한다는 정보를 입수, 문화관광부와 월드컵 조직위 관계자들을 지속적으로 만나 10억원의 지원금을 얻어냈다.

염 시장은 이달 초 대전 시티즌 프런트 및 선수들과 식사를 함께 하면서 "올 시즌 운영자금 걱정은 말고 경기에만 전념해 달라. 올 시즌뿐만 아니라 내년 시즌에도 안정적으로 구단이 운영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보자"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프로축구단이 갖는 상징적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구단을 살릴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올 프로축구계 최고의 이슈로 떠오른 대전 시티즌의 돌풍은 염 시장과 시민들의 뒷받침이 있어 미풍으로 그치기는 쉽지 않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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