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균 대전전민초 교장

‘가르치지 않는 학교’ 한창 EBS 특집으로 방영 중인 다큐프라임 10부작 주제이다. 교육선진국들의 교실수업과 여러 선생님들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처음 제목을 보았을 때 왠지 모르는 기대감, 궁금증이 머리를 스쳤다. 가르치지 말고 ‘학생 스스로 찾아내게 하는 멋진 전략’ 그런 이야기들이 소개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1부, 2부, 3부, 방송이 진행되면서 기대감은 무너졌다. 특히 3부 ‘시험을 시험하다’라는 제목으로 한 중학교 교실 장면을 소개하는 장면에서는 더욱 그러했다. 수업이 시작될 때마다 학생들에게 시험지를 나눠주고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을 테스트하는 시험을 보게 했을 때 나타나는 변화를 소개했다. 시험은 많이 볼수록 의미가 있다는 식의 메시지가 잘못 전달될 수도 있는 내용이었다. 게다가 최근 떠오르는 학생중심의 수업에 대한 문제점 특히 토의토론중심 수업에서 선생님들의 고민을 담은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학생들을 속박하고 통제하는 형식의 교육은 바뀌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행복한 가슴, 스스로 할 수 있는 열정을 만들어주는 그런 교육, 그런 수업전략이 필요하다.

필자가 경험한 20여년 전 ‘자동화반’의 이야기가 그랬고, ‘벌떡수업’이 그랬다. 마치 클래식의 아름다움만 있는 것이 아니라 헤비메탈의 강력한 비트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가슴도 있다는 점을 인정했으면 참 좋겠다. 인간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 그것은 바로 ‘자발성’임을 알리고 싶은 심정에서 발표된 이야기들이었다.

여기 잠깐, 놀라운 통계들이 있다. 얼마 전 서울시 중3학생을 대상으로 미래 희망을 묻는 질문에 40%의 학생들이 꿈이 없다고 했다. 그 학생들의 80%는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통계도 있다. 스스로 마마보이, 마마걸로 생각한다는 통계가 무려 65%였다. 이게 바로 우리 대한민국 젊은 가슴의 현실이다. 도대체 왜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이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일까?

유태인은 9학년이 될 때까지 단 한 차례의 시험도 치루지 않아도 노벨상을 휩쓸고 세계경제를 지배한다. 놀랍게도 그들의 80% 이상은 13세 성인식때 부모와 친지들로 받은 성금을 통장으로 관리하면서 주식과 펀드로 금융을 공부하면서 20살 즈음이면 꿈꿔온 창업의 길을 실현한다.

얼마 전 LA타임지는 ‘하버드대학 관문보다 좁은 대한민국 공무원 시험’에 빠진 대한민국 젊은이들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특집기사가 실렸다. 과연 스티브잡스, 빌게이츠 같은 능력을 타고난 한국의 영재아, 분명 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의 교육시스템이 이러한 영재성을 키울 수 있는 구조인가? 기초학습부진아를 구제하고 기초학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중요하게 들린다면 이젠 다시 귀를 열고, 가슴을 열고, 대한민국의 먹거리를 찾아낼 수 있는 그러한 교육, 평범한 삶의 행복을 노래할 수 있는 가슴에서 나오는 콧노래를 부를 수 있는 인간으로 키울 수 있는 교육 그러한 교육이 먼저다. ‘가르치지 않는 학교’가 불을 지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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