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 때는 빗물을 흘려보내고, 갈수기 때는 용수부족으로 곤란을 겪는 비효율적인 물이용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여름만 해도 충남 서북부지역의 가뭄으로 용수 공급원인 보령댐 저수율이 30%이하로 떨어지면서 보령댐 도수로를 가동했다. 보령댐 도수로는 지난 2015년 보령댐 유역 강수량 부족으로 생활·공업용수 급수 제한 상황이 발생하자 가뭄 피해를 막고자 공주 금강물을 22㎞ 떨어진 보령댐에 공급하기 위해 설치한 관로다.

여러 지자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빗물 저금통'이 주목받는 건 물 부족 문제에 대처하고,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대전시는 빗물 저금통 설치 신청을 오는 3월 11일까지 받는다고 한다. 일반인들에겐 아직 생소한 빗물 저금통은 빗물을 모았다가 간단한 정수과정을 거쳐 조경용수나 청소용수 등으로 재이용하는 시설을 일컫는다. 지붕면적 1000㎡ 미만인 건물, 건축면적 1만㎡ 미만이면서 50세대 이상인 아파트나 연립주택이 신청대상이다. 대전지역에 지난해까지 총 58개소의 빗물 저금통이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심코 흘려보내는 빗물이지만 얼마든지 재활용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빗물 재활용률은 26% 정도로 선진국의 40%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아까운 빗물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들이 빗물 저금통 보급에 나선 까닭이다. 빗물 저금통은 수돗물 절약효과도 있다. 청소를 하거나 조경수에 물을 줄 때 굳이 비싼 수돗물을 쓸 필요는 없지 않은가. 빗물 저금통에 보관해 놓은 물을 사용하면 비용도 절감하고, 물 자급률도 끌어올릴 수 있다. 수원시는 종합운동장 지하에 1만t 규모의 빗물저장시설을 설치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비단 빗물 저금통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빗물 저장시설을 이용해 물 절약을 꾀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이에 따른 기술개발 및 관련 조례 제정 등이 뒷받침돼야겠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물 관리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물 부족 문제를 하늘에 의지해야하는 시대는 지났다. 빗물 저장시설 보급은 아직 미미하다. 빗물 이용을 보다 활성화 하려면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