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95% 득표 … 김선필 눌러
체육계 봉합·후원 등 과제

▲ 충북체육회 첫 민간체육회장으로 당선된 윤현우 후보가 10일 충북체육회관 대회의실에서 당선증을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심형식 기자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충북 체육인들은 경제인 출신을 첫 민선 체육회장으로 선택했다. 체육인과 경제인 출신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민선 첫 충북체육회장 선거에서 윤현우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장이 당선됐다.

10일 치러진 선거에서 윤 회장은 유효표 294표 중 188표(63.95%)를 얻으며 106표(36.05%)에 그친 김선필 전 충북체육회 사무처장을 제치고 당선됐다.

윤 회장은 이날 당선증을 받은 후 당선소감을 통해 “새롭게 출범되는 민선체육회장 체제는 정치로부터 독립해 자율성을 갖고 운영하는 첫 무대로 여러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이번 선거로 인해 충북체육계가 갈등과 반목없이 소통과 화합으로 밝은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생활스포츠 저변확대를 통한 도민건강 증진 △충북체육회 재정자립기반 구축 △전국대회 유치 통한 지역경제활성화 도모 △체육인의 삶의 질 향상 △우수선수 발굴 및 전문 체육인 육성을 위한 노력 등을 약속했다. 윤 후보는 충북대 산업대학원을 졸업했고 충북양궁협회장, 충북우슈협회장을 역임했다.

이번 선거는 체육인과 경제인 출신의 대결로 눈길을 끌었다. 김 전 처장은 엘리트 역도 선수에 이어 충북대 체육학과를 졸업한 후 평생을 체육계에서 종사해 왔다. 반면 윤 회장은 가맹경기단체장을 맡긴 했지만 경제인으로 분류됐다.

선거인단을 구성했던 체육인들이 같은 체육인이 아닌 경제인을 선택한 것은 초대 민간체육회장 선출에 따른 불안감 해소와 함께 경제계의 후원을 통한 체육계의 재정 확대를 원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회장은 충북건설협회를 이끌며 수시로 충북도 및 각 지자체와 간담회를 갖고 교류해왔다. 이시종 충북체육회장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가 충북체육회장에서 물러나게 됐지만 충북체육회 예산의 대부분을 충북도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이 지사와 윤 회장의 관계는 일정부분 안전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선거결과를 갈랐다. 또 윤 회장은 경제계와의 접촉면이 넓다. 충북도의 지원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제계의 수혈로 충북체육의 파이 자체가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앞으로 윤 회장에게 남겨진 과제도 많다. 후보단일화에 실패한 후 선거까지 치르면서 분열된 충북체육계를 봉합하는 것은 최우선 과제다. 3년이라는 짧은 시간안에 일정 부분 성과를 도출해 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충북체육의 파이를 키워주길 바라고 표를 준 체육인들은 뚜렷한 성과가 없다면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하는대로 경제계에서 체육분야에 대한 후원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한정된 기업의 사회공헌비용에서 체육계에 대한 지원이 커지면 반대로 다른 분야의 불만이 나올 수 있다. 윤 회장의 공약대로 경제계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후원금액 전체를 끌어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윤 회장의 임기는 16일부터 2023년 정기총회 전날까지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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