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공섭 대전문화원연합회 회장

경자년(庚子年) 새 아침이 밝았다. 경자년 우리는 부연 안개 속 같이 무엇 하나 예측할 수 없는 ‘시계제로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가 36년 일제치욕에서 그 소중한 주권(主權)을 찾아 온 지 70여 년 지났다.

경제도 세계열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으며 문화 예술 체육 등도 세계적인 수준인데 딱 하나 정치만은 원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금이 암담(暗澹)하다.

어느 일본인 학자는 한국은 주권국가가 될 수 없다 주장하며 첫 번째 예시로 후진적(後進的)인 정치문화를 꼽았다.

국익(國益)이 걸린 국제적 문제에 여야(與野)가 똘똘 뭉치는 일본정치권과 달리 한국은 패거리 정치로 나라를 병들게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정치상황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 내 편과 네 편으로 편 가르기가 극에 달해 있다. 정치권과 대통령도 편 가르기에 편승(便乘)하는 해괴(駭怪)한 현실을 바라보며 대다수의 국민들은 암담(暗澹)함을 넘어 참담(慘憺)함을 느끼고 있다.

벙어리 냉가슴의 현실을 어찌하면 풀 수 있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타협(妥協)과 포용(包容)의 정치가 아닌, 자기집단의 결정은 정당하다고 외쳐대는 함몰(陷沒)된 의식은 나라를 크게 병들게 한다.

내 탓이라고 당당하게 고백(告白)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모두 네 탓이라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비겁하다.

이는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으로서 직무유기다. 말없이 그저 잘 되기만 바라는 대다수의 국민들은 안중(眼中)에도 없는 것인지?

왜 언론은 부채질까지 하며 여론을 왜곡(歪曲)시켜 국민들의 판단(判斷)을 호도하고 있는지? 그래야 언론이 밥을 먹을 수 있는 것인지?

작금의 보도태도는 민주주의를 크게 왜곡하고 있다. 종편방송에서는 앞다퉈 말쟁이들을 모아 자극적(刺戟的)인 단어로 국민과 국가를 병들고 비틀거리게 하고 있다. 자극적인 말에 익숙해진 국민들은 다음엔 더 자극적인 언어로 나팔을 불어야 관심을 가질 것이다.

이제 힘을 합해 상식이 통하는 나라, 정의(正義)가 바로서는 나라, 질서가 바로 잡힌 나라로 함께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후손들에게 직무유기(職務遺棄)가 안 될 것이다.

혼돈의 시기에 식장의 태양은 힘차게 경자년(庚子年)을 보듬고 온 누리에 밝은 메시지를 던지며 다시 시작하라는 명령을 내뿜는다.

경자년을 새롭게 도약하는 해로 삼아 대한민국호가 순항할 수 있도록 힘을 합치자.

지금 주저앉으면 일본 학자의 말처럼 주권(主權)을 잃어버리는 참담(慘憺)함을 겪을 수도 있다.

식장산 1경이라면 해돋이 전망대와 독수리 봉에서 조망하는 일출이라 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독수리 봉에서 떠오른 경자년의 힘찬 태양이 국민이 똘똘 뭉치는 정치의 출발점이 되길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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