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용 2배 비싸…'쟁탈전'

사진 = 아이클릭아트 제공
사진 = 아이클릭아트 제공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집에 걸어 놓으면 돈이 들어온다’는 속설로 인해 은행 달력이 해마다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은행이 매 연말 고객에게 나눠주는 달력이 중고나라나 당근마켓 등 온라인 중고장터에서는 웃돈을 주고 거래될 정도다.

7일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 5곳에서 제작한 달력에 대한 중고 거래 건수는 총 840건이었다.

거래가 가장 많았던 은행 달력은 우리은행으로 264건을 차지, △KB국민은행 192건 △NH농협은행 164건 △신한은행 117건 △KEB하나은행 103건 등 순이었다.

특히 몇 년 전부터 은행 달력은 '걸어 놓으면 부자 된다'는 속설까지 돌면서 몸값이 더 상승하고 있다. 실제 달력 시세는 은행 브랜드별로 차이는 없었지만 고객 등급별로는 두 배 정도 차이가 났다. VIP 고객용 벽걸이 달력은 1만원, 일반 고객용은 5000원 등에 거래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연말·연초가 되면 은행은 달력 받으려는 손님으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심지어 일부 은행에서는 선착순제나 신분증과 통장 원본을 제출, 확인해줘야 달력을 제공해주는 나름의 규정까지 두고 있다.

자영업을 하고 있는 이 모(52·대전 동구) 씨는 “은행 달력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중고장터를 통해 구입했다"며 "VIP 고객용 달력이 더 좋을 것 같아 웃돈을 1만원이나 더 줬다"고 말했다.

금융업계는 배포하는 달력 수량 자체가 많지 않아 전국 각 지점에서 달력을 구하려면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한다. 대전지역 A시중은행 직원 류모(38) 씨는 “지점별로 고객 수에 맞춰 수량이 한정돼 있고 배포 기준을 정해놓기 때문에 무작정 창구로 와서 달력을 달라고 하는 고객들로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한다"며 “매년 11월 중에 각 지역 영업점에 배부되지만 12월 초에는 부족할 정도로 소진된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