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분열… 창당 바람 거세
준연동제… 군소정당 붐 키워
안철수 복귀도 대형 변수로
지지율 분산… 이변 생길수도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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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향후 정국 주도권의 향방을 가를 21대 총선을 앞두고 야권 분열과 준연동제 도입으로 정당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지역 정가의 셈법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관련기사 4면

충청권 4·15 총선에서 신당들이 지역구 국회의원을 배출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지만, 이들이 표를 분산시킬 경우 총선 결과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거대 양당을 제외한 야당들의 분열로 정당들이 늘고 있다. 우선 바른미래당에서 갈라져 나온 새로운보수당이 창당했고, 민주평화당을 박차고 나온 대안신당이 창당을 앞두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서 탈당한 이후 무소속으로 활동하던 이언주 의원도 전진당 창당준비위원회를 꾸리고 신당 창당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야권 분열 속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당지지율 3위까지 치고 올라온 정의당과 조원진 의원을 주축으로 창당된 우리공화당 등 정당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정치권에선 ‘자고나면 신당’이라는 농담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우여곡절 끝에 도입된 준연동제로 인해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이 창당될 수 있는 데다, 비례대표를 노린 군소정당이 100개 가까이 창당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1m 투표용지’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총선을 앞두고 정계 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향후 행보도 오리무중으로 빠져들면서 ‘중권대첩’을 준비 중인 지역 정치권의 셈법도 요동치고 있다.

최근 창당하는 신당들이 주로 중도·보수 성향을 보이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보다는 자유한국당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6일 보수 통합 깃발을 꽂겠다면서 초당적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소수정당들과 대등한 입장에서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기존 자유민주 진영 정당들은 물론 이언주·이정현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신당과 국민통합연대, 소상공인신당 등 세력을 모으겠다는 전략이다.

군소정당이 중도·보수 표를 분산시킬 경우 이번 총선 승리가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분석은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충청투데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4~26일 3일간 충청권(대전·세종·충북·충남) 성인남녀 32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정당지지율 결과, 민주당(37.8%)은 한국당(33.7%)에 오차범위(±1.7%P)를 조금 벗어난 4.1%p 앞섰다.

하지만 거대 양당을 제외한 지지율이 특정 정당으로 흡수된다고 가정한다면 가늠하기 쉽지 않은 박빙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나머지 정당은 정의당 5.2%, 바른미래당 3.5%, 새로운보수당 2.5%, 민주평화당 2.1%, 우리공화당 1.2% 순이며, 기타 정당·단체 1.2%, 무당층 12.8%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서 참조)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군소정당이 창당된다고 해도 이번 총선에서 당선자를 배출하거나 높은 지지율을 얻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라며 “하지만 정당지지율을 분산시킬 수밖에 없어 총선 결과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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