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사는 직장인 A(32·여)씨는 최근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키우던 반려견을 개인 펫시터(반려동물 돌보미)에게 맡겼다. 자신을 자격증 보유자라고 소개한 펫시터는 자신도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며 A씨를 안심시켰다.

그러나 A씨가 반려견을 맡긴지 한 시간 뒤부터 펫시터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걱정이 된 A씨는 지인을 펫시터 집에 확인해보니 펫시터부터 폭력을 당한 반려견이 뇌출혈 증세를 보여 응급 수술에 들어간다는 연락을 받았다.

화가 난 A씨는 변호사를 선임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펫시터는 자격증은 고사하고 키우던 반려견도 없었으며 과거 분노조절 정신장애로 동물을 학대한 의혹을 받던 사람이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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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 연휴 명절을 앞두고 온라인 반려동물 커뮤니티 등에는 펫시터를 구하는 글이 하루에도 수십 개씩 올라오고 있다.

펫시터는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pet)과 직업을 가리키는 시터(sitter)의 합성어로 대가를 받고 일정기간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신종 직업이다.

주로 가정집 내에서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서비스로 집을 비울 수밖에 없는 반려인들이 주 고객이다.

하지만 펫시터 자격에 대한 검증 규정은 따로 없고 진입 장벽이 낮다보니 동물학대 등과 같은 사고로 이어진 사례도 빈번하다.

물론 반려동물관리사와 같은 자격증이 있어 동물관리 능력을 검증할 수 있지만 국가 공인 자격은 아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동물학대, 절도 등의 사건·사고가 발생해도 마땅한 구제수단도 없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고객은 ‘반려동물을 키운 경험은 있나’, ‘펫시터 집에 상주견이 있나’ 등 자신만의 기준으로 펫시터를 판단하고 선택하다 보니 만일의 경우 위험부담은 고스란히 고객의 몫이다.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가 동물위탁관리에 대한 동물보호법을 개정해 본격적인 관리에 나선 바 있지만 펫시터는 이 동물위탁관리업에 해당되지 않는다.

동물위탁관리업으로 사업자를 등록하기 위해선 별도의 영업장이 있어야 하지만 가정집은 해당되지 않는다.

대전시 농생명정책과 관계자는 "위탁업으로 등록되지 않은 가정집에서 반려동물을 위탁관리 하는 행위는 불법 소지가 다분하지만 이를 관리 감독할 법안도 따로 없다”며 “개인 펫시터는 애견호텔, 카페보다 이용금액이 저렴해 인기가 높지만 이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정화 기자 sj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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