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줄이어…"플랫폼 경계 무너지고, 연기 기동력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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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의 조여정과 이선균부터 새해 100만 관객을 돌파한 '천문'의 한석규까지.

스크린에서 크고 작은 성과를 거둔 후 연초부터 안방극장 공략에도 나선 배우가 줄을 잇는다.

조여정과 이선균은 각각 KBS 2TV 수목극 '99억의 여자'와 JTBC 월화극 '검사내전'으로 이미 지난 연말 스타트를 끊었다.

조여정은 '99억의 여자'에서 가정폭력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려던 순간 우연히 현찰 99억원을 움켜쥐게 돼 그걸 지키고자 고군분투하는 정서연으로 열연한다. 극 자체는 신선한 설정에 힘입은 초반 강렬함에 비해 탄탄한 구성력이 떨어지는 분위기이지만, 조여정의 '하드캐리'에 대해서만큼은 이견이 없다.

이선균은 '검사내전'에서 10년 된 시골 검사 이선웅을 천연덕스럽게, 그러면서도 진정성 있게 표현해 호평받는다. '검찰 개혁'이 화두인 요즘, 어깨에 힘 잔뜩 들어간 검사 드라마는 질리지만 평범한 검사들 생활을 보는 재미는 쏠쏠하다는 평이다. 지질하지만 귀여운 이선웅의 매력을 보는 에필로그도 화제다.

'천문'에서 성군 세종으로 장영실 역 최민식과 브로맨스 호흡을 보여준 한석규는 SBS TV 월화극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로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그는 시골 병원 외과장으로 기계적 의술을 넘은 인술(仁術)을 또 한 번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길 예정이다.

영화로 더 자주 만난 현빈과 손예진은 최근 tvN 주말극 '사랑의 불시착'으로, 마찬가지로 '범죄도시' 이후 '말모이'까지 스크린에서 활약을 보인 윤계상은 JTBC 금토극 '초콜릿'으로 안방 시청자들과 만난다.

현빈은 영화 '공조'에서 한 번 보여준 엘리트 북한군 연기를 이번에도 십분 소화하며 여심을 끌어당기는 데 성공했고, 손예진은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통통 튀는 연기로 변신을 꾀했다. 윤계상도 '재난'은 많지만 전반적으로는 잔잔하고 따뜻한 작품을 선택하며 부드러운 변신에 성공했다.

SBS TV가 다음 달 21일부터 선보일 금토극 '하이에나' 역시 김혜수와 주지훈 등 스크린으로 친숙한 배우들을 내세웠다. 두 사람은 서로 물고 뜯는 하이에나 같은 변호사들의 치열한 생존기를 그릴 예정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김혜수와 샤프하면서도 여유로운 주지훈 조합이 주목된다.

영화배우들이 최근 안방극장 복귀 러시를 이루는 것과 관련, 방송가에서는 플랫폼 경계가 무너진 환경을 가장 큰 배경으로 꼽는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7일 통화에서 "세계적인 OTT(실시간 동영상 서비스) 활성화를 기점으로 콘텐츠 소비 플랫폼 간 경계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며 "영화도 드라마도 OTT 안에서는 모두 스토리가 있는 영상 콘텐츠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르에 따른 전형적인 제작 형식, 스토리 전개, 제작 예산 등 기존 공식을 뛰어넘는 콘텐츠가 쏟아지는 만큼 배우들도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면 장르를 가려 출연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했다.

또 다른 드라마 홍보사 관계자는 "배우로서는 긴 호흡으로 캐릭터를 연구하는 게 연기력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며 "영화가 몇 주 안에 승부가 난다면 TV는 종영까지의 지구력이 필요하다. 영화와 드라마를 잘 넘나드는 게 연기의 기동력을 향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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