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주민혈세만 낭비해왔던 천안시 성거읍 소재 '중부농축산물 물류센터'(중부물류센터)가 '농업·예술 공유경제 모델'을 모색하고 나섰다. 행정안전부 '지역거점별 소통협력공간' 공모 사업의 일환이다. 지역주민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구성원이 참여하여 지역 문제 해결방안을 논의하고 직접 실현하는 지역혁신 거점 공간 개념이다. 이번 주에 공모 신청을 할 예정이어서 다음 달 말에 있을 선정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그동안 중부물류센터 공간 활용방안으로 문화, 첨단산업, 교육, 유통, 주거 용도 등의 여러 후속책을 모색해왔지만 결정타가 없어 표류하고 있던 터였다. 중부물류센터는 '농산물 유통과정 개선 및 수급 안정 도모'라는 명분에만 집착한 나머지 전자상거래 및 모바일 시장 확대 등의 시대적 변화와 주변 여건을 도외시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1999년 설립한 이래 경영부실과 공금 유용 등으로 바람 잘 날 없더니 설립 4년여 만에 자본금이 완전 잠식되고 끝내 2016년 청산 종결절차를 밟았다. 이젠 어떤 묘수라도 내야만 하는 절박한 처지다.

충남도가 방치된 물류센터 유휴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지역혁신 거점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전략에 올인하는 이유다. '순환+농업+예술이 일어나는 공유 공간'이라는 핵심 키워드가 일단 매력적이다. 창고, 사무동, 야외, 옥상 및 지하 등의 기존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세분화된 시민주체를 발굴하여 이 일대의 공간, 기능과 다양한 콘텐츠로 연결 융합함으로써 지역혁심 거점으로 육성하는 전략이다.

'지역거점별 소통협력공간' 프로젝트는 지난해 대전·전주·춘천·제주 등 4곳을 첫 시범 지역으로 선정한 바 있다. 대전시는 옛 충남도청 일부 공간에 지역 전체의 문제 해결력을 높이는 혁신거점을 조성하는 중이다. 천안의 중부물류센터에 농업·예술 공유경제 모델을 정착하려면 충남도의 역량이 절대적이다. 유능한 여러 혁신주체에 의한 지역혁신 순환의 축적 경험, 지리적 유리한 입지 등 차별화된 요인도 적지 않다. 올해는 한 곳만 선정하는 만큼 만인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다듬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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