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겨울방학과 독감 유행 등이 겹치면서 혈액 수급에 또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6일 대전·세종·충남 혈액관리원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이날 0시 기준 혈액 보유량은 약 4.4일분이다. 일평균 적정 보유량인 5일에도 못 미쳐 혈액 수급 위기 첫 단계인 관심 단계에 접어들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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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별로는 A형과 AB형 혈액이 가장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액형별 보유량은 A형 3.9일분, B형 5.4일분, O형 4.2일분, AB형 3.8일분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도 헌혈자수는 해마다 줄고 있다.

연도별로 2017년 271만 4819건, 2018년 268만 1611건, 지난해 261만 3901건으로 집계됐다.

혈액원은 저출산·고령화로 청년층에 치우친 헌혈, 헌혈 부적격 사유 증가 등이 헌혈 감소 원인으로 분석했다.

현재 국내 헌혈가능 연령은 만 16~69세까지 가능하지만 국내 헌혈자 중 70% 가량은 10~20대에 집중됐다.

특히 연말·연초 헌혈 부족 사태가 반복되는 요인으로는 혈액 재고량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단체헌혈을 하지 않고, 개인 역시 송년회와 신년회 등의 잦은 음주로 헌혈이 가능한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겨울철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됐거나 예방 접종을 한 경우 헌혈 보류 기간이 길어진다.

항생제가 포함된 감기약을 복용한 사람도 헌혈 참여가 제한될 수 있다.

지역 의료계는 “대형병원들은 문제가 없지만 중·소병원들은 동절기만 되면 혈액수급 불균형으로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12월부터 3월까지는 긴장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대전 지역 병원들은 평균 3~5일 정도 혈액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상황 속에 10~20대 학생·군인 위주인 현행 국내 혈액수급 체계가 30대 이상 성인 중심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향후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릴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30대 이상 국민의 10% 정도는 수혈을 필요로 하지만 헌혈에 참여하는 인원은 고작 2.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혈액원 관계자는 “원활한 혈액 수급을 위해서는 청년층뿐 아니라 중장년층의 헌혈 참여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거주지 인근에 헌혈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선정화 기자 sj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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