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列子)에 나오는 말로 길가에 뽕을 따는 여인에게 정신이 팔린다는 글로 진나라 문공(文公)이 나라 밖으로 나가 제후(諸侯)들을 모아 위(衛)나라를 토벌하고자 하였다.

춘추시대 두 번째 패자 진문공(晉文公)시절의 세력판도는 남방의 강대국 초(楚)나라가 지리적인 이점과 강한 군사력을 배경으로 중원진출을 노리고 있었고, 제(齊)나라와 진(秦)나라도 만만치 않은 세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외에 주변의 약소국들은 상황에 따라 진(晉 )과 초(楚)등 두 강대국의 눈치를 살피며 동맹과 배신을 반복하면서 나라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위(衛)나라는 진나라와 이웃하고 있으면서도 초나라와 동맹을 맺고 있었기 때문에 진나라로서는 항상 눈엣가시와 같았다. 이에 진문공은 위나라를 정벌하기 위해 동맹국의 제후(諸侯)를 찾아다니며 설득을 하려고 했다.

그러자 공자(公子) 서(鋤)가 하늘을 보며 크게 웃어댔다. 이를 본 문공이 물었다. “너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웃는 것이냐?”

그러자 공자가 대답했다. “신(臣)은 이웃에 사는 사람의 일이 생각나서 웃었습니다. 그는 아내를 처가에 보내려고 배웅을 하러 나왔다가 길가에서 뽕잎을 따는 여인의 아리따운 자태를 보고 한눈에 반해서 유혹하려고 말을 걸었습니다. 그러면서 아내가 있는 쪽을 홀깃 쳐다보니 아내에게도 손짓하며 부르는 사내가 있었습니다. 소자는 그 사람의 일을 생각하고 웃은 것입니다.”

문공은 공자가 한 말의 뜻을 곧 알아차리고 위나라를 치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공자는 내가 남의 나라를 넘보는 사이에 자기 나라도 다른 나라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일깨워 준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남도 할 수 있다는 비유로, 내가 남의 땅을 넘보는 사이에 자기 나라가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도견상부(道見桑婦)란 이와 같이 누구나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일을 가지고 자기만 한다는 착각에 빠져 작은 이익을 찾아 뛰어들었다가 가지고 있던 것마저 잃게 된다는 뜻이다. 항시 바른 신언서판(身言書判)의 판단력(判斷力)을 발휘해 보자.

<국전서예초대작가·청곡서실운영·前 대전둔산초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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