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30대 사이에서 아예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비혼족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결혼식 때 으레 품앗이처럼 주고받던 축의금이나 돌잔치 선물 등 비용의 회수가 불가능해지면서 변화하는 사회 인식 맞춰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대 미혼 남성과 여성 500명씩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을 주제로 한 2차 저출산 인식조사에 따르면 향후 결혼에 대해 47.3%는 부정적인 의향을 보였다. ‘하고 싶지 않은 편’은 39.3%, ‘절대 하지 않을 것’은 8.0%였다.

출산할 의향을 물었을 때 없는 편이거나 절대 없다는 응답률도 56.9%나 차지했다.

청년세대의 결혼·자녀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면서 적지 않게 지출되던 품앗이 문화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4월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43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결과 한 해 평균 140만원 정도를 경조사비로 지출했다.

한달 평균 경조사 참석 횟수는 1.6회였으며, 한 번 갈 때마다 내는 경조사비는 평균 7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인맥 관리를 위해 꼭 해야 하는 것으로 74.3%가 ‘경조사 참석’을 꼽으면서도 경조사 참석에 부담을 느낀다고 밝힌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89.7%나 됐다. 그 이유로는 ‘경제적 부담’(74.6%·복수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렇듯 사회생활을 하며 필수적으로 가야하는 경조사지만 결혼이나 돌잔치 등에서 지불하는 비용은 비혼주의를 선언한 이들에게는 돌려받지 못하는 일방적인 지출인 셈이다.

온라인상에서도 “비혼 축의금 어떻게 하나요”, “비혼인데 축의금 때문에 싸웠어요” 등의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사진=온라인 게시글 갈무리
사진=온라인 게시글 갈무리

한 게시글에서 비혼족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최근 주변사람들과 축의금 문제로 다퉜다”며 “축의금이 품앗이 개념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돈을 돌려받지 않는다고 생각해도 아깝지 않은 친한 친구나 지인 외엔 축의금을 낼 생각이 없는데 이런 행동이 계산적이고 이기적 것이냐”고 물었다.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어차피 못 돌려받는 돈이라 생각하고 축의해야 한다”면서도 “비혼족에 대한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결혼식을 하는 것처럼 비혼식을 통해 축의금을 돌려받는 방법이 제시되기도 했다.

롯데멤버스가 2030 남녀 2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비혼식을 할 의향이 있거나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105명 가운데 ‘축의금을 회수하고 싶어서’라는 응답은 24.8%로 ‘결혼의 압박에서 벗어나고 싶다(45.7%)’ 다음으로 많았다.

비혼주의자인 김모(31)씨는 “나이가 조금 더 들면 주변 사람들을 불러 생일파티 겸 비혼식을 하려 한다”며 “그동안 냈던 축의금도 돌려받고 결혼식 대신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진나연 기자 jinny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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