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인 참수리가 대전 갑천에서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대전환경연합은 갑천 모니터링을 통해 지난달 26일 참수리 1마리를 최초로 확인했다고 어제 밝혔다. 이 참수리는 그제 또 다시 갑천에서 목격됐다. 참수리가 발견된 갑천 탑립돌보는 대전에서 겨울철새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이번 참수리 확인으로 갑천 탑립돌보의 생태적 중요성이 한층 높아졌다. 앞서 지난달 13일에는 대전 보문산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 법적보호종인 담비가 발견되기도 했다.

희귀종 참수리의 갑천 서식 소식은 반갑기만 하다. 대전 도심을 가로지르는 갑천의 생태계가 멸종위기종이 서식할 만큼 양호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천연기념물 243-3호로 지정된 참수리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1급 동물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도 멸종위기종으로 등재된 국제적 보호조류다. 그동안 탑립돌보 일대에서는 멸종위기종인 큰고니, 칡부엉이 등의 서식이 확인돼 왔다. 멸종위기종들이 갑천 탑립돌보 주변에 서식하는 이유가 분명 있을 거다.

민물조개인 재첩이 갑천에 서식하고 있는 사실을 본보는 지난해 11월 보도한 바 있다. 재첩은 섬진강 유역 등 맑은 물에서만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심의 하천에서 재첩이 발견 된 건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환경오염으로 사라졌던 재첩이 갑천의 수질이 개선되면서 돌아온 것 이라는 의견도 있다. 재첩에 이어 참수리도 확인된 만큼 갑천에 대한 정밀한 생태환경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다양한 월동조류가 서식하는 탑립돌보의 주변 환경은 열악하다. 낚시금지구역임에도 시민들이 낚시를 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조류 서식지가 산책로와 자전거도로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매년 겨울철새들이 급감하고 있다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생태계는 훼손은 쉽지만 원상복원은 매우 힘들다. 조수보호지역이나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을 귀담아 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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