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庚子年)이 밝았다. 2020년 새해 아침이 주는 메시지는 한마디로 무겁다.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제4차산업혁명의 엄청난 속도 경쟁 속에서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이 한둘 아니다. '위기의 일상화'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아른거린다. 이대로 가다가는 저성장의 늪에 빠지고 말 것이라는 불안감을 떨치기 어렵다. 가계·기업·정부 등 각 경제주체들의 올해 화두는 단연 경제 활성화다. 민생, 즉 먹고 사는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지 않으면 안되는 절박한 상황이다.

충청투데이가 새해 아젠다를 '경제가 답이다'로 설정한 이유다. 경제가 선순환 돼야 우리 사회에 온기가 돌고 살맛나는 세상을 더불어 살아 갈 수 있는데 좀처럼 그런 여유가 없다. 한국 경제 부(富)를 창출하는 기업들이 고사 위기에 몰리고 있다. 금융권 대출을 받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신용위험평가 결과 부실징후기업이 적지 않다. 부실징후기업이 매년 감소하다가 지난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부실징후기업 가운데 대기업은 9곳인 반면 중소기업은 201개에 달했다.

대·중소기업의 양극화 추세가 심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대내외적인 악조건에다 특히 최저임금 급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서 중소기업일수록 위험 요인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전체 기업수의 99%, 고용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이럴 지경이다. 지역의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매출부진에 인건비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퇴출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집권 4년차를 맞은 문재인정부로서도 종전처럼 소득주도성장을 강조하기 보다는 국민들이 경제 성장의 결실을 체감할 수 있도록 경제 성장 쪽으로 정책기조를 선회하고 있음을 간파할 수 있다. 저성장 기조가 바닥을 치고 회복 국면으로 반전되지 않으면 안 되는 국면이다. 4·15총선에서 정권심판을 받아야 하는 정치 환경도 작용하고 있다. 올해 목표 경제성장률은 2.4%다. 민간·민자·공공 3대 분야에서 100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도해 경제 성장률을 끌어 올릴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대내외적인 경제 환경이 여전히 녹록치 않다. 우리 경제의 두 가지 축인 수출과 내수가 모두 위축되면서 나타난 현상들이다. 대외적으론 미·중 무역분쟁, 세계 경기 둔화, 반도체 가격 하락, 일본과의 무역갈등 요인을 들 수 있다. 여기에다 생산·소비·투자 등도 갈수록 위축되고 있으니 그 파장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예컨대 취업난 심화, 생산연령인구 감소, 가계 부채규모 확대 요인은 내수 부진 수순으로 이어진다. 소득 감소는 소비 위축, 생산 감소로 이어지면서 결국 기업의 투자도 축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제는 성과지표로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그대로 보여준다. 충청투데이는 올 한해 몇 가지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한다. 첫째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 수준이 적절한가. 둘째는 정치 환경이 제도화·입법화를 통해 충분하게 민생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는가. 정치권이 정파적인 이익에 매몰돼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은 뼈아픈 대목이다. 셋째는 각 경제주체들이 위기를 돌파하려는 의지와 혁신마인드로 임하고 있는가.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의 신성장 동력 확보는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모두가 올 한해 비상한 각오도 뛰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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