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소비심리 위축 속 럭셔리 시장 20대 소비 활발
백화점 명품매장 30분 대기해야, 고객 60~70% 차지…업계 유치전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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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90년대생을 중심으로 이른바 '플렉스(flex)' 문화가 형성되면서 20대의 명품 소비가 눈에 띄게 급증하고 있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지만 고가 럭셔리 시장에선 20대를 중심으로 완전히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30일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50~60대 중장년층의 전유물이었던 럭셔리 제품은 이제 거의 모든 세대에서 소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영(Young) 럭셔리'로 대표되는 20대 젊은 층 고객이 크게 늘어났다.

20대를 중심으로 자신을 위한 소비가 중시되면서 명품 소비는 확산되고 있다.

지역 백화점에서도 약 3~4년 전부터 20대 고객의 방문과 구매가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주말에 대전의 한 백화점 명품 매장은 쇼핑은커녕 입장부터 쉽지 않다. 대기 인원으로 매장에 들어가는 데만 30분 넘게 기다려야 한다. 기다리는 사람들 중에서도 20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명품 매장 관계자는 “고객 중 20~30대가 60~70%를 차지하고 방문 빈도도 높다”며 “20대의 명품 구매는 하나의 트렌드로 작용하고 있고 유행 심리까지 겹쳐 젊은 층이 구매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로써 유통업계마다 20대를 명품 시장의 새로운 큰 손으로 분류하고 있다. 롯데멤버스 리서치 플랫폼 '라임'이 발표한 명품쇼핑 현황을 보면, 올해 2분기(4~6월) 명품 구매 건수는 2017년 2분기보다 3.5배 늘었다. 20대 구매 건수는 2년 새 7.5배, 연령대별 비중은 5.4%에서 11.8%로 늘었다. 20대는 주로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 인플루언서를 통해 명품 정보를 얻고 있었다. 구매 채널 중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곳은 브랜드 매장(12.8%)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유통업계는 이런 흐름을 반영해 상품과 매장 기획을 20대 눈높이에 맞게 뒤바꾸는 추세다.

젊은 고객들이 좋아하는 신흥 명품 매장과 한정판 상품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역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젊은 세대들은 가성비를 따지면서도 가치 있다고 여기는 곳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며 “특히 명품이나 한정판 운동화는 나중에 온라인 중고 거래를 통해 웃돈을 받고 되팔 수 있기 때문에 구매를 주저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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