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국경없는 병원…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정형외과 의사인 저자가 국제 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이하 MSF) 일원으로 의료 구호 활동을 하면서 겪은 경험과 느낌을 정리한 책이 발간했다.

MSF는 단순한 봉사단체가 아니다. 활동 과정에서 온갖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무엇보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일이다 보니 구성원은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쳐 선발되며 필요한 훈련도 이수해야 한다. 물론 MSF 요원으로서 파견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직장생활 단절도 불가피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저자가 구호 활동을 한 요르단 람사, 아이티 타바, 부룬디 부줌부라, 팔레스타인 가자 등은 모두 분쟁 또는 재난지역으로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위험한 곳이다. 파견에 앞서 ‘생존 증명 문답’ 서류와 사망 시 상속인 지정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 ‘생존 증명 문답’은 납치됐을 경우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도록 자신과 아주 가까운 사람만 알 수 있는 질문과 답변을 적어놓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파견된 근무지의 여건은 열악하기 그지없고 근무 조건도 가혹하다.

저자 이재헌이 담당한 환자들 가운데는 집 근처에서 빨래하다 날아든 폭탄에 두 다리가 절단된 상태에서 분만해야 했던 10대 소녀, 폭탄이 터지는 충격으로 내동댕이쳐지면서 허리뼈가 격하게 앞으로 꺾여 휠체어에 앉을 수조차 없게 된 소년 등 보통의 병원에서라면 상상도 하기 어려울 정도로 끔찍한 상태인 경우가 많았다. 물론 이 모든 곤경을 이겨내게 하는 것은 한 생명을 살려냈다는 보람과 의사로서 소명 의식이다.

저자는 MSF 가입 전 한국국제협력단(KOICA) 국제협력 의사로서 탄자니아 마운트메루 병원에서 근무했고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서른, 꿈 그리고 아프리카’라는 책을 썼다. 현재는 대전 새손병원 정형외과 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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