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

교육은 100년의 큰 계획인 백년대계(百年大計)다. 그 중에서도 어린이의 시각예술 교육은 핵심 중의 핵심이다. 모든 어린이들이 그림을 잘 그리지 않아도 좋다. 어린이들이 시각예술을 보면서 재미를 느껴지면 된다. 다양한 느낌을 경험하며, 감성이 풍부해 지는 효과는 무엇보다 소중하다.

미술관과 박물관은 어린이가 일상처럼 다녀야 할 문화공간이다. 어릴수록 뮤지엄에서 정제된 시각 경험을 해본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성장의 자양분이다. 어릴 때 시각예술의 전시를 보고 안본 것은 처음은 몇 시간의 작은 경험이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큰 차이가 나게 된다. 부모님을 따라서 가는 나들이여도 좋다. 한번 두번 지속되는 학습을 통해 미술관에 오는 문화습관을 익혀야 한다.

미술관 어린이교육은 ‘와글와글’이라고 이름을 붙여 본다. 신나게 떠들기 좋아하는 유치원이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미술관과 박물관의 교육의 기본은 미술 작품을 보고 다같이 이야기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눈으로 본 것을 말로 한다는 것이 낯설고 어색하다. 선생님이 정보를 전달하는 설명도 중요하지만, 어린이들이 본 것을 말로 표현해 보도록 해야 한다. 어린이들이 그림 앞에서 자신의 본 것을 다양하게 말로 표현하는 것은 흔히 미국 미술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전시에서 소개된 미술품을 스케치를 하는 것은 훌륭한 교육방법이다.

다만 미술관 예절을 먼저 이해하면 좋다.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은 ‘스케치 및 모사’ 규정이 있다. 모든 영구 소장품에 대해 연필을 사용한 스케치를 관람객 이동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한에서 허용한다.

다만 볼펜, 잉크, 마커, 만년필 또는 그림물감은 어떤 경우에도 사용할 수 없다. 크레용, 파스텔 및 목탄은 미술관의 감독 하에 특별히 사용 허가를 받은 관람의 경우에만 사용이 가능하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는 큐레이터처럼 전시를 기획해 볼 수도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에서 근무할 때 진행한 흥미로운 미술관 교육으로 미국의 15살의 학생들이 8살 동생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싶다.

내가 2010년 기획한 한시를 주제로한 문인화 특별전의 기간 중 진행한 학교와 연계프로그램이다. 그 순서를 설명해 보고자 한다.

첫째 15살 학생들 10명, 담임, 자원봉사자 할머니가 각각 모여서 15살 학생을 팀장으로 10팀을 구성한다.

둘째 미술관 큐레이터로서 15살 학생들에게 전시 주제와 작품 이미지를 제공한다.

셋째 15살 학생들은 전시 주제와 작품 목록을 보고 팀에서 8살을 대상으로 한 체험수업안을 작성했다.

넷째 15살 팀장, 큐레이터, 미술관 교육전문가는 프로그램 내용이 적절한지 수정 보완될 내용이 있는지 토론하는 미팅을 가진다.

다섯째 15살 학생들 팀장은 체험프로그램을 수업 준비물을 미술관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다.

여섯째 방학동안 15살 학생들이 8살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미술관에서 직접 운영했다.

8살의 미술작품을 교육실에서 전시했다. 미국의 미술관 중에서도 교육프로그램이 아주 유명한 클리블랜드미술관답게 지역의 미술문화는 어릴 때부터 함께 만들어 간다는 문화참여의 놀라운 효과를 경험했다.

2019년 대전시립미술관은 엑스포광장의 아트센터에서 점선면 어린이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아이들이 와서 공도 던지고, 색테이프를 붙이면서 선도 만들어 보는 즐거운 참여형 체험이다.

2020년우리 어린이들은 미술관에서 과학기술이 결합된 미술을 다양하게 경험하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즐겁게 놀면서 과학기술에 푹 빠져보는 몰입형 예술을 꼭 경험하기를 바란다. 지금은 하나의 경험이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엄청난 차이가 날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