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일환 충남복지재단 대표이사]
충남복지재단, 9년 준비 끝에 출범해, 저출산·고령화·양극화 3대 위기 대응
‘복지수도 충남’ 컨트롤타워 역할 기대, 1호 과제 ‘복지시설 종사자 처우 개선’
행정기관-현장 소통 노력…복지체감↑, 아기수당 지원·어르신 버스무료 추진
복지제도 홍보와 마을공동체 활성화, 충남형 복지정책 개발·보급이 최우선

▲ 고일환 충남복지재단 대표이사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복지수도 충남’을 표방한 민선 7기 충남도는 오랜 기다림 끝에 복지행정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충남복지재단을 출범했다. 도민들이 몸소 체감할 수 있는 충남형 복지모델을 개발해 가장 큰 현안으로 꼽고 있는 저출산·고령화·양극화 등 3대 위기와 복지사각지대에 대응해 나가겠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내년을 충남복지재단의 ‘원년’으로 내세운 고일환 초대 대표이사를 만나 앞으로 재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이종원 충남본부장

-복지수도 충남을 뒷받침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소감은.

“재단 공식 출범일은 9월 30일이지만 대외적으로 출범을 알리는 행사를 지난달 개최했다. 재단 설립까지 9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고 추진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많은 분들이 변함없이 성원해주셨다. 무엇보다 복지문제에 대해 전문성과 확고한 소신을 가지고 계신 양승조 지사가 재단 설립을 적극 지원해 주셔서 마침내 이뤄냈다. 그동안 저희 재단이 설립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첫 발을 떼게 된 시점인데 조직 안착을 위한 방침이 있다면.

“하나의 기관이 설립돼 제대로 운영되려면 계획된 인적·물적 자원이 조기에 확보돼야 하고 조직에 참여한 임직원들의 마음자세가 매우 중요하다. 재단은 11월부터 업무를 시작해 불과 2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도 복지사업에 대한 업무 파악과 함께 민관 가교역할 수행에 필요한 네트워크 구축, 그리고 사회복지시설 컨설팅 지원 준비를 위해 전국 복지재단을 벤치마킹하고 도내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업무 협의를 하는 등 활발하게 본연의 업무 추진을 준비하고 있다. 직원들에게는 ‘멀리 내다보고 함께 하면서 복지와 관련되는 문제는 대부분 시설이나 사업의 현장에 가면 문제점과 해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일의 시작은 현장을 먼저 파악하자’고 주문했다. 아직 채워지지 않은 연구직 6명도 충원을 위해 채용절차를 밟고 있다.”

-양승조 지사가 1호 연구과제로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처우 개선방안을 주문했는데.

“도내에는 수천 개의 복지시설들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 시설들에서 근무하는 종사자들의 급여수준이 저마다 상당히 다르고 처우도 열악한 편이다. 어떤 시설은 호봉제를 적용하기 때문에 조금 나은 편이고 어떤 시설은 그렇지 않다보니 종사자들이 사회복지에 기여하는 것만큼의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종사자의 처우가 열악한 상태로는 이용자들에게 최상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기초 자료를 수집하고 있으며 가급적이면 처우가 열악한 시설 위주로 실태를 조사하고 분석해 현행 제도하에서의 방안과 제도를 바꿔서라도 필요한 방안까지 연구해 제시할 계획이다.”

-현행 복지정책에 대한 현장과 행정의 가교 역할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도내 복지시설과 유관기관·단체를 살펴보면 같은 유형의 단체 및 종사자들과는 일부 교류가 이뤄지지만 다른 유형의 관계자들 간 교류는 부족한 실정이다. 행정기관과의 소통도 제한적이라서 도가 추구하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양극화 해소를 통한 따뜻하고 안전한 공동체 실현’이라는 목표가 행정기관만의 목표로 추진되는 느낌이 없지 않다. 그래서 재단에서는 각 직능별 사회복지단체 리더그룹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이를 중심으로 도정과 정보를 공유하고 문제점과 발전방안을 찾아보는 등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이 기능을 확대해 나간다면 도를 비롯한 행정기관과 사회복지 현장과의 가교역할이 가능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도민들의 복지 체감도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고일환 충남복지재단 대표이사
▲ 고일환 충남복지재단 대표이사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은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것으로 보는가.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충남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인 현상으로 단기간에 해결책이 나오기 어려운 사안이다. 아이를 낳아 기르는 일이 점점 힘들어지면서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합계출생률이 한 명이 되지 않는 국가가 우리나라다. 고령화율도 현재는 일본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황이지만 2030년이면 우리나라가 제일 높은 국가가 될 지경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과감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대응책을 추진해야 한다. 도는 광역단체 가운데 전국 최초로 저출산·고령화 해소대책인 아기수당 지원사업이나 75세 이상 어르신에 대한 시내버스 무료이용 등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추진상황을 조사하고 분석해서 발전방안을 제시하는 등 뒷받침해 나가겠다. 아울러 저출산과 고령화 해소는 출생, 보육, 교육, 취업, 주거, 결혼을 비롯해 인생 전반에 걸친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문제일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국가 존망과 직결되는 문제임을 도민들이 인식하도록 노력하겠다.”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도 크다. 구상 중인 계획이 있다면.

“우리나라 복지제도는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복지시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긴급복지 등 여러 가지 대책을 시행 중이다. 하지만 이런 제도를 잘 알지 못하거나 알더라도 차마 신청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하다. 특히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선 예산이 투입되는 지원사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 이웃을 돌아보는 애민정신과 마을공동체 활동의 활성화가 중요하다. 과거에는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웃과 한 가족처럼 소통하고 지냈기 때문에 이웃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두 알았지만 지금은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세상이 돼 안타까운 심정이다. 도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이웃을 돌아보는 애민정신을 가지다보면 불상사는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마을사람들이 서로를 돌보며 상부상조하는 마을공동체가 활성화되도록 각종 사회복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홍보와 캠페인을 전개하고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하고자 한다.”

-재단이 장기적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는가.

“재단이 안착한 뒤엔 도와 시·군에서 추진 중인 각종 복지정책을 조사하고 분석해 충남형 복지정책을 개발·보급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사회복지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사회복지 관련 민간 기관·단체와의 협력체계 확립과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역량강화, 복지현장 경영컨설팅 지원 등을 차근차근 추진해 궁극적으로 복지행정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취약 복지시설을 광역자치단체가 직접 관리하는 사회서비스원 관련 사업이 재단에 위임된다면 재단의 기능을 확대 개편해서 시범사업을 준비해 보고자 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재단이 홀로 나서서는 모든 계획이 제대로 추진될 수 없다. 사회복지를 연구하고 사회복지사를 양성하는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과 현장에서 고생하고 계시는 종사자들, 또 사회복지기관·단체 관계자들 그리고 복지행정을 담당하는 공무원들과 합심해 따뜻하고 안전한 공동체 조성을 위해 한 방향으로 나아가자고 제안을 드리고 싶다. 재단과 임직원은 모두 한결같은 마음으로 도민들의 다양한 복지수요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도민 중심의 수요자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더 행복한 복지수도 충남’의 초석이 되도록 겸손한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 정리=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고일환 충남복지재단 대표이사 약력>

△1960년 금산 출생
△한국방송대·공주대 경영행정대학원(행정학 석사)·한국복지사이버대학(복지경영 전문학사) 졸업
△충남도 기업통상교류과장, 기후환경정책과장
△충남도 복지보건국장, 저출산보건복지실장
△충남복지재단 대표이사
△사회복지사·가족보호사·요양보호사·일반행정사 등 자격증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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