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발생에 계절이 따로 없지만 겨울철에 화재발생 빈도가 높다는 건 통계치가 말해준다. 날씨가 건조하고 추운 동절기엔 전열기구 등을 많이 사용하는 까닭에 아무래도 화재의 위험성이 상존한다. 최근 충청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만 봐도 그렇다. 성탄절이던 그제 대전 중구의 한 사찰에서 불이나 대웅전 300㎡가 소실됐다. 앞서 지난 9일 저녁에는 충남 예산의 한 단독주택에서 불이나 60대가 사망하는 등 인명, 재산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화재원인으로 부주의가 손에 꼽힌다. 충남소방본부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겨울철 화재 발생 원인을 분석한 결과 화재의 절반가까이는 부주의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 충남도내에서 2096건의 화재가 발생했는데 이중 999건(47%)이 쓰레기 소각이나 화원방치 같은 실화에 의한 화재로 나타났다. 부주의 다음으로 전기적 요인 422건(20.13%), 기계적 요인 289건(13.7%) 등의 순이었다.

부주의 유형을 들여다보니 쓰레기 소각이나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에 의한 화재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쓰레기 소각은 농촌지역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농지나 야산 근처에서 쓰레기를 태우다 화재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논두렁, 밭두렁 태우기는 산불화재의 주범이다. 해충을 없앤다며 논두렁, 밭두렁을 태우는 풍습이 있지만 해충박멸에 별 효과가 없다고 한다. 논·밭둑에는 해충보다 익충이 훨씬 많다는 게 농촌진흥청의 조사결과다. 소방당국은 부득이한 쓰레기 소각은 반드시 신고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사소한 불씨가 일으키는 결과는 가혹하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화재발생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안전 불감증이 문제다. 주변에 화재 사각지대는 없는지 주의 깊게 살펴볼 일이다. 신도시인 세종시의 화재 안전 분야 등급이 최하위인 5등급일 정도로 충청권 지자체 여러 곳이 화재에 취약하다. 행정안전부의 '2019 전국지역 안전지수'에서다. 철저한 점검과 대비책만이 화재를 막을 뿐이다. 화재예방을 실천해 생명과 재산을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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