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무역수지 전년比 23%↓
충남 수출액은 11달간 감소
수요감소·단가하락 등 원인
내년 2분기 실적개선 가능성

[충청투데이 김기운 기자] 올 한해 지역 수출기업들의 활기를 찾지 못하면서 지역 무역수지 흑자폭도 지난해에 비해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지역 내 주력 수출상품 수요 감소와 단가 하락이 주요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지만, 내년부터는 수출실적 개선과 함께 무역수지도 호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대전의 무역수지는 7억 7986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거둬드렸던 10억 1629만 달러보다 23%가 줄어들었다.

다수의 수출기업들이 자리 잡고 충남 역시 지난달까지 413억 6689만 달러의 무역수지를 나타내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했던 497억 1428만 달러 보다 16% 감소했다.

이 같은 이유에는 지역 수출기업들의 연속된 수출액 감소가 주요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전의 경우 지난 3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간 전년대비 수출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저조한 실적을 면치 못했다.

대전의 주력 수출 상품 중 하나인 연초류를 수입하는 아랍에미리트 연합이 2017년 말부터 담배에 죄악세 100%를 부과했고, 지난해에는 부가가치세까지 5% 추가한 점이 수출실적 악화의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이외에도 대전의 10대 수출상품에 들어가는 계측기의 수출액이 올해 3분기까지 24% 감소한 점도 수출액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충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충남은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11개월간 전년대비 수출액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갔다.

충남의 주력 수출상품인 집적회로반도체와 평판디스플레이의 수출이 전년대비 크게 감소했고, 미중무역갈등으로 인해 중국으로의 수출마저도 활기를 띄지 못한점이 뼈아프게 작용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들어 반도체 단가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감소하면서 지역 수출기업들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내년부터는 지역 수출기업들의 실적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해 들어 수출액이 크게 감소하긴 했지만, 수출 물동량은 크게 줄어들지 않아 내년 반도체 단가 상승과 함께 무역수지 흑자폭도 호전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대전지역의 지난달 누계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반면, 수출 중량은 2% 감소에 그쳤다. 충남의 경우에도 전년대비 수출액이 14.2% 감소했지만 수출 중량은 오히려 7% 증가했다.

미중무역갈등의 완화 분위기와 함께 내년에 본격적으로 보급될 5G 통신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와 단가 상승폭을 감안한다면 기업들의 실적개선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았던 부분과 지난해 워낙 호황이었던 반도체 시장의 기저효과가 무역수지 흑자폭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다만 수출물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기 아니기 때문에 내년 2분기부터는 어느 정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운 기자 energykim@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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