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도로교통연구실
교통여건 전망 등 검토
"실질적 배차·노선 고려
신설 타당성 부족 판단"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천안시가 타당성 조사를 추진 중인 제2버스터미널 신설을 두고 지역민들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남부터미널이 들어설 것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까지 확산되면서 대상지를 둘러싼 궁금증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과거 남부터미널 신설에 대한 비공개 타당성 연구 결과 ‘사업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철도 등 대체 교통수단 및 승용차 증가 등으로 버스 이용객이 갈수록 줄어드는 현실에서 새로운 버스터미널 신설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25일 천안시와 관련 업계 및 등에 따르면 단국대학교 도로교통연구실은 2011년 9월 ‘천안 남부터미널 입지선정 및 타당성 검토 용역’을 실시했다. 이 용역은 양승조 현 충남도지사가 ‘천안시(갑)’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당시 의뢰했던 것이다. 연구팀은 천안시 도시현황 및 교통여건 전망, 터미널 현황 및 이용자 조사, 사업 타당성 등을 검토했다. 연구팀은 결론에서 “실질적 배차 및 노선을 고려한다면 (남부터미널 신설은) 타당성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용역 최종보고서 자료를 보면 당시 천안 시외버스 터미널과 고속버스 터미널 이용자의 35.86%가 안서동에 거주했다. 이어 신부동 8%, 병천면 6.29%, 쌍용동 6%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사실상 대학이 위치한 지역의 버스 이용자가 56.14%를 차지했다. 병천면에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가, 쌍용동에는 나사렛대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조사는 평일 오전 8시~오후 8시 이용객 700명을 대상으로, 1대 1 개인 면접형식으로 실시됐다.

연구팀은 후보지 선정과 관련해서도 KTX천안아산역 인근에 시외버스 터미널이 신설될 경우 청수지역은 국도 21호(남부대로)를 이용해 10여분 내에 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아산 배방읍 장재리 1763번지에는 1만 774㎡ 규모의 터미널 용지가 있다. 하지만 낮은 층수와 용적율로 인한 사업성 저하로 건축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또 향후 청주공항 전철의 청수역(가칭)이 신설되면 전철 이용객은 늘고, 터미널 이용객은 감소할 것으로 봤다. 현재 천안지역 인구는 67만 8389명으로 용역이 추진된 2011년 말 기준 인구 58만 5587명 보다 9만 2000여 명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동남지역의 인구는 1만 2000여 명 증가에 그쳤다. 대부분 인구 증가는 서북지역이 주도했다. 때문에 KTX역 인근에 버스 터미널 신설을 가정한다면, 현 상황에서의 남부터미널 신설은 실효성이 낮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용역과 관련해 양승조 지사 측 관계자는 “당시 남부터미널은 사업성이 없다고 나와서 용역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후에 다시 천안시 전체를 두고 용역을 했는데 KTX역 인근이 사업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천안시는 지난 9월부터 ‘천안시 제2고속시외버스터미널 신설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용역 결과는 이르면 내년 1월 말 나올 예정이다. 천안=이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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