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우 YTN 충청본부장

단골. '늘 정해 놓고 거래하는 곳 또는 손님'을 말한다. '이 술집은 단골 장사여서 늘 손님들이 북적이지', '그녀의 친절은 처음 오는 손님도 단골로 만들었다'. 단골이 수식하는 단어 가운데 아마도 손님이 최고일 것이다. 자주 찾는 사람이 단골손님이고, 단골손님이 자주 가는 곳이 단골집이다. 이 말은 어디서 유래되었을까. 굿판에서 유래됐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1960년 이전만 해도 푸닥거리(굿)는 가정집에서나 무당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병을 치료하거나 무언가를 절박하게 바랄 때 무당을 불러 굿판을 벌였다. 그 굿판은 긴 칼이 춤을 추고 음식이 풍성하게 진설되는 등 정말 요란했다. 그런데 굿판을 벌일 때 무분별하게 무당을 부르거나 발길 닿는 대로 무당집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었다. 늘 특정 무당을 정해놓고 필요할 때마다 부르거나 특정 무당을 찾아갔다.

원래 단골은 호남지역에서 혈통을 따라 세습되는 무당이다. 대체로 마을의 제를 장기적으로 담당하는 무당을 '단골'이라 불렀다. 한자어로는 '丹骨'이다. 특히 단골은 여자가 많아 일부 지역에서는 '단골네. 당골네'라고도 했다. 서울 지역에서는 특정한 무당과 관계를 맺으며 푸닥거리를 원하는 신도들을 '당골'이라 말했다. 이 '당골'이 '단골'로 변하면서 일반적 용례로 확장됐다. 즉 특정 장소를 자주 찾아오는 사람, 이른바 단골손님으로 쓰이게 됐다. 어찌 보면 무당도 단골이고 굿판을 원하는 신도도 단골이다. 특정 무당과 특정 사람(신도)이 정해 놓고 만나 굿판을 벌이기 때문이다.

요즘 단골손님이 갈수록 감소한다고 자영업자들이 난리 아닌 난리다. 먹고 살기가 힘들다는 비탄이다. 왜 갑자기 단골손님마저 줄었을까. 원인은 뻔히 알고 있는데 그 해결책을 쥐고 있는 인간들이 애써 이 사실을 외면한다. 정치인들 말이다. 하는 짓이 우리 나라 사람이 아니다. 아! 정말 '단골'을 불러 한판 굿이라도 해야 '단골손님'이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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