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복 대전시 공동체지원국장

S커피숍에는 항상 사람이 많다. 일반적인 차를 마시는 사람들 외에 노트북이나 책을 펴고 개인 업무나 공부하는 이들도 꽤 있다. 스터디그룹도 심심찮게 보인다. 주로 20~30대 젊은 층이 이 커피숍을 찾는다. 다른 일반 커피숍보다 비싼 곳임에도 유독 이 곳을 좋아한다. 왜 그럴까? 좋은 커피 맛, 많은 점포와 장시간 영업으로 이용 편리성, 무엇보다 이용횟수가 많으면 되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쏠쏠한 점을 방문의 이유라 청년들은 말한다. 이런 청년들을 보고 단순히 기성세대는 브랜드의 겉모습을 쫓는 사치스러운 젊은 것들이라 치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알고 보면 오히려 요즘 젊은 세대들이 더 가성비를 따지고 모두에게 공평한 각자계산을 선호하고 필요에 따라 모여 머리를 맞댄다.

청년들에게 지금의 현실은 매우 절망적이다. 선택의 폭이 좁은 일자리, 비정규직으로 인한 고용불안, 개인의 적성보다는 대학, 스펙과 경력을 우선하는 사회분위기, 부모에 따라 인생의 출발선이 달라지는 계층 양극화를 체감하기 때문이다. 진로, 학자금, 취업, 내 집 마련, 결혼, 육아 등 청년 스스로 해결하기엔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다. 누구나 공평한 기회와 사회 안정망이 필요하듯 청년들에겐 일자리 외에 생애 전반에 대한 정책이 필요했다. 대전시가 청년정책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청년과 소통하게 된 이유이다.

우선 취업을 위한 시간과 비용 보장의 취업희망카드는 청년들에게 단비였다. 취업준비생 연 2600여명에게 300만원은 취업준비 시간 단축은 물론 진로에 맞는 취·창업을 할 수 있도록 실질적 도움이 됐다고 수혜자의 94%가 답변하고 그 중 10%가 취업에도 성공했다. 또한 커피숍 대신 찾아갈 청년 활동공간 9개소가 생겼다. 시에서 조성한 3개 공간 외에 청년단체나 법인이 그들의 특색을 갖고 개방한 공간 6개소가 청년과 함께 했다. 관 주도가 아닌 청년주도로 청년수요에 맞는 다양한 사업이 펼쳐져 월 만 여명이 이용하고 있다. 이 곳에선 정책정보, 개인·그룹 스터디, 멘토와의 연계, 마음건강상담, 주제별 청년네트워킹, 도전 프로젝트, 휴식 등 청년 스스로가 지역사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공간의 주체가 되고 있다.

함께 대전을 여행하며 새로운 대전을 알리고 혼밥족들은 함께 음식을 만들며 지역의 먹거리와 건강을 이야기하고, 육아부모들도 모여 고민을 나눴다. 다른 성격의 청년커뮤니티가 콜라보로 공연하거나 봉사하는 청년은 물론 기술과 문화예술을 도시재생에 접목하는 청년들도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청년공간을 통해 나 혼자가 아닌 공동체로지역사회와 함께 할 것을 찾아가고, 우리 시는 정책으로서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을 뒷받침해 줬다.

대전시가 추진한 3년간의 청년정책이 청년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청년이 설 수 있는 기반 조성에 힘써 온 만큼 앞으로는 이들의 역량을 강화시켜 지역사회의 주체로서 더욱 성장시키고자 한다.

지역 내 골고루 청년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자치구 조성 활동공간을 지원하고, 기존 청년공간들에서는 프로그램 확대로 청년문화가 더욱 활성화 될 것이다. 찾아가는 청년정책학교를 통해 정책 홍보강화는 물론 청년문제를 심층 연구하고 청년사업을 총괄 안내할 수 있는 청년내일재단도 2021년 개소를 준비하게 된다. 또한 올해 시정의 가장 큰 결실인 공공기관 지역인재 의무채용도 바로 적용될 수 있도록 채용설명회와 컨설팅 등 취업역량 사업도 확대할 예정이다. 청년들이 이 도시에 정착해 더욱 젊고 활기찬 대전이 될 수 있도록 청년과 함께 머리를 맞댈 것이다. 청년정책은 청년세대만을 위한 것이 아닌 미래 세대를 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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