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대전성모병원 소아병동 르포… 내년엔 하얀 벽 대신 하얀 눈을
상태바
크리스마스 대전성모병원 소아병동 르포… 내년엔 하얀 벽 대신 하얀 눈을
  • 선정화 기자
  • 승인 2019년 12월 24일 19시 10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2월 25일 수요일
  • 1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르포] 크리스마스 이브…대전성모병원 소아병동 가보니
몸 아픈 아기천사 30여명…
생애 첫 성탄 맞은 아윤이
선물 자랑에 신난 태윤이
“그저 빨리 회복되길 바라…”
사진 = 산타클로스 의료진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 환히 웃고 있는 김태준(5세)군.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제공
사진 = 산타클로스 의료진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 환히 웃고 있는 김태준(5세)군.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제공

[충청투데이 선정화 기자] “아픈 몸이 빨리 나아서 친구들과 뛰어놀고 싶어요.”

크리스마스를 앞둔 24일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소아병동. 이곳은 몸이 아픈 아기천사들이 모인 곳이다. 소아병동은 감염 우려가 있어 보호자 1인을 제외하곤 외부인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다.

현재 이곳에는 독감과 폐렴 등 크고 작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아 30여명이 입원해 있다.

아픈 아이들이 입원해 있는 소아병동이지만 이날 만큼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입구에는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미니 루돌프 트리가 병동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생애 첫 크리스마스를 맞은 유아윤(6개월·여) 양은 큰 눈망울을 깜빡이며 신기한 듯 미니 루돌프를 바라봤다.

유 양의 어머니(37)는 “중이염과 모세기관지염이 심해 아이가 첫 성탄절을 병원에서 보내게 됐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답답한 마음도 있지만 우리 아이가 더 아프지 않고 이만큼만 아픈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족 모두가 크리스마스를 병원에서 보내게 돼 울상인 3형제도 있었다. 이날 아침부터 링거 혈관을 잡느라 눈물, 콧물을 쏙 뺀 장남 김태윤(5) 군은 침상에 앉아 새초롬한 표정으로 전날 산타 의료진에게서 받은 선물들을 자랑했다.

김 군은 “어제 병원에서 크리스마스 선물도 받았다”며 “둘째 동생이 자꾸 선물을 뺏아간다. 아픈 몸이 빨리 나아서 친구들과 뛰어놀고 싶다”며 짜증이 난 표정이었다.

그러다가도 이내 동생들과 어울려 놀아주는 모습이 장남답게 제법 의젓해 보였다. 태윤이네 3형제는 아데노 바이러스에 감염돼 고열에 시달리다 지난 19일부터 입원 치료중이다.

김 군의 어머니(35)는 “어린이집에서 하는 산타행사에 못 가게 돼 속상했는데 어제 병원 의료진들이 산타 옷을 입고 아이들에게 선물까지 나눠줬다. 정말 감사하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전날 대전성모병원은 소아병동에 입원 중인 환아 모두에게 성탄 선물을 전하는 크리스마스 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대전성모병원 관계자는 “병원 치료에 지친 아이들을 위해 매년 이맘때마다 자그마한 성탄 선물을 준비한다”며 “의료진과 병원 가족 모두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잘 치유되고 빨리 회복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선정화 기자 sjh@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