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성 평택대 명예교수·청소년지도연구원장

젊은이들의 일자리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자리 마저도 어려워지고 있다. 가진 것 없는 소시민들의 고통이 심각하다.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프리터족(프리+아르바이트)로 살면된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자본주의체제에서 능력에 따라 차별화되는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월세 납부가 급해 편의점 알바를 구하려고 해도 점주들은 젊은 여성을 구한다며 퇴짜를 놓았다. 집 주변 편의점들은 가족 운영을 한다며 알바생은 구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 다행히도 한 빌딩에서 건물 청소 알바를 하게 됐다. 프리터족은 원할 때 알바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사회는 이미 프리터족을 받아줄 공간도 없다.

순천에 거주하는 모씨는 2015년 8월 구직활동을 시작한 후 아직 취업 경험이 없다. 돈을 벌어본 기억은 단 두 번 뿐 이다. 고등학생 수학 과외와 중국인 관광객 안내 알바를 단기간 해본 게 전부다. 구직 사이트를 이용해 다른 알바도 구하려 노력해봤지만 번번이 불합격을 받고는 의지마저 사라졌다. 프리터족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알바로 생계를 이어나갈 정도로 꾸준히 하기 힘든 실정이다.

3일 통계청의 지난해 1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약 2600만 명으로 1년 전보다 3만4000명밖에 증가하지 못해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용동향 조사 특성상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한 사람이 취업자로 분류되는 것을 감안하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물론 아르바이트 일자리도 총체적으로 부족하다는 현실이다. 이를 두고 한국사회가 프리터족 마저 받아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르바이트 구인과 구직 포털 알바몬에 의하면 알바 구직자 1702명 중 91.4%는 알바 구직이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 40.3%가 부족한 알바 일자리이고 30.5%는 높은 알바 경쟁률을 꼽았다. 경제 불황이 알바 시장까지 타격을 입히고 있다. 문제는 알바가 취업 준비기간 중 생계비를 벌기 위한 일종의 완충지대 역할을 한다. 알바몬이 지난해 알바 경험자 6924명에게 물었더니 자신을 프리터족이라고 생각하는 청년들 중 57%는 비자발적 프리터족 이라고 했다. 이들 중 66.74%는 취업이 될 때까지 생계비를 벌기 위해서라며 프리터족 생활을 한다. 취업 기간 중 어쩔 수 없이 알바로 돈을 구하는 프리터족이 과반인 현실이다.

알바 자리가 적어진다는 것은 이들의 생계가 불투명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청년세대들은 일할 의지를 잃은 니트족이 되거나 가족에 의존할 가능성이 커진다. 전문가들은 이 추세가 지속되면 국가 생산력 저하는 물론 사회적 저항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청년세대는 일을 배울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개인의 성장과 국가 생산력 저하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들이 부분적으로 보충하던 소득이 사라진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청년 세대를 사회가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문제이다. 경제적 어려움이 세대 전체의 사회 저항을 불러올 수도 있다. 젊은이들이 희망을 갖고 일자리를 자유롭게 찾을 수 있어야 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 할 때이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다양하고 혁신적인 새로운 일자리마련을 위한 각별한 지원이 절실하다.

젊은이들 역시 자신의 역량에 적절한 일자리 찾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 격변하는 미래사회를 예측하면서 자신의 역량개선에 최선을 다할 때이다. 젊은이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심어주고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한다. 일자리 때문에 고통 받는 젊은이가 없는 사회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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