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인적 쇄신론 ‘갑론을박’
초·재선 다수… 판세 안갯속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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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내년 총선이 가까워오면서 3선 이상 ‘충청권 중진 의원들의 생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관련기사 4면

총선을 겨냥한 여야 인적 쇄신론이 다선 의원들의 용퇴를 압박하는 모습이지만, 충청권의 경우 선수(選數)를 기준으로 하는 솎아내기식 물갈이에 대한 논리적 반박도 제기되는 상황과 맞닿는다. 역대 총선마다 중진 용퇴론·개혁 공천론 등은 뜨거운 이슈로 부각됐다. 현재의 정치권도 강도 높은 인적 쇄신으로 내년 총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충청권 표심은 정치 이념과 색채가 강한 영·호남과 달리 특정 정파에 치우치지 않는 힘의 균형을 이뤄왔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정치적 험지’라 주장한다. 대전·충남 18석 가운데 초·재선 의원(중진 5명)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판세를 점치기 어려운 지역이란 것이다.

사실상 정치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충청권이 정치 신인들로 인위적 교체가 이뤄질 경우 성장 모멘텀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전·충남 현역 국회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생환한다면 지역 정치력 확대의 호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공존하는 이유다.

특히 지역 중진 의원들은 국회 입지 변화가 예고된다. 대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다선을 차지하고 있다.

박병석 의원(5선, 서구갑)은 중앙 정치에서도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할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의회주의자'의 신념을 강조하며 6선에 오르면 국회의장에 재도전할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박 의원은 청와대와 여야에 이르기까지 소통할 수 있는 능력과 경험을 갖춘 '협치 전문가'로 국회를 이끌어갈 최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19대 전반기 국회부의장을 지낸 박 의원은 20대 후반기 국회의장 선거에서 현재의 문희상 국회의장과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이상민 의원(4선, 유성을)도 지난 4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장으로서 사법개혁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리는 데 공을 세우면서 당 지도부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으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의원은 당 과학기술특별위원장 겸 정보통신특별위원장을 맡으며 관련 분야 정책 활동에도 충실히 임해왔다.

충남은 대전과 반대로 자유한국당 다선 의원들이 포진해 있다.

정진석(4선, 공주·부여·청양)·이명수(3선, 아산갑)·홍문표(3선, 홍성·예산) 의원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정치적 도약을 준비 중이다.

무엇보다 정 의원과 홍 의원은 각각 5선과 4선 도전에 성공하면 당 대표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인적 쇄신에 대한 가치와 명분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현실 정치에서는 지역적 정치 지형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현재의 쇄신론은 영·호남에 맞춰진 측면이 있고, 충청권은 '중진론'이 더 적합하다는 의견도 있다”며 “이 같은 배경은 지역적 정치 지형이 반영된 결과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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