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임 세종시 저출산 극복 사회연대회의 위원

연일 매스컴에서 저출산의 심각성을 보도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일반 대중의 관점은 어떠할까? 학생들에게 저출산에 대한 대중인식을 조사하는 과제를 부여한 결과, 생각보다 대중은 저출산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과제 제출을 위해 자료를 찾아보고 실태 조사를 하는 과정을 통해 막연하게 알고 있던 저출산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저출산에 대한 대중인식 조사를 과제로 부여한 것이 학생들에게 현실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부여한 것 같아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저출산 극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면 미래의 전망은 밝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저출산의 심각성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인구문제 관련 전문가들과 일부 정치인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하루를 살아가는데 급급한 대중들이 이를 심도 있게 고민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조차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중의 관심은 "저출산으로 우리나라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보다는 "내가 국가로부터 얼마나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가?"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그간의 사회적 정책이나 노력들이 대부분 인적·물적 지원이었고, 출산율 제고를 위해 임신, 출산 보육 등 생의 주기 초기에만 국가지원이 집중되어 보다 거시안적인 안목으로 저 출산을 해결하기 보다는 현실적인 문제점을 보완하는데 급급해 비롯된 현상이라 생각한다.

4살 된 딸을 직장 어린이 집에 맡기고 직장을 다니는 제자의 하루 일과를 보며 정말 전쟁과도 같은 삶을 치루고 있고, 학령기 자녀를 둔 직장여성은 자녀 교육과 방과 후 자녀를 돌보는 문제에 직면하면서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된다. 즉 아동의 발달주기마다 요구와 발달과제가 달라짐에도 불구하고, 이전의 국가 정책들은 아동의 발달주기 초기 지원에 그치고 있어 그 이후에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제는 자녀의 발달 주기 전체를 지지해 줄 수 있는 차별화된 생의 주기별 지원정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자녀는 성장할 때까지 성인의 관심과 보살핌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로서 그 어느 시기도 소홀히 지나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의 젊은이들은 삶의 질이 최우선시 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면서도 양질의 삶이 보장된다면, 모두들 자녀출산을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인간이 자녀를 낳고 키우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기 때문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이와 같은 기본적인 욕구마저도 충족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양질의 삶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은 국가를 포함하여 우리 모두가 고민하고 해결해야할 과제라 생각한다.

이제 우리 모두는 정부의 출산지원 정책만 바라보는 관점에서 탈피하여 각자의 자리에서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스스로 실천하는 방향으로 의식을 전환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저 출산 극복은 정부가 홀로 담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모두가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비로소 가능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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