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3집 '세레나데' 발매 인터뷰…"30대 이야기 담긴 앨범"

▲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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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34)를 설명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은 '뮤지션들의 뮤지션'이다. 재즈, 팝, 록 등 특정 장르 문법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음악을 구사하는 그에게 많은 뮤지션이 '팬심'을 고백한다.

아이돌부터 중견 가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협업을 하고 주류와 비주류를 오가며 스펙트럼 넓은 행보를 보여온 선우정아가 오랜만에 오롯이 자기 색깔이 담긴 정규 앨범을 냈다.

정규 2집 '이츠 오케이, 디어'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3집 '세레나데'(Serenade)다.

최근 마포구 서교동에서 만난 선우정아는 "이번 3집은 새로운 길에 대한 알림"이라며 "다양하고 이야기가 확실한 음악들이지만 난해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보통 음악이 개념적이면 좀 난해해지고 대중성, 트렌드를 따라가면 이야기가 흐려지잖아요. 그 사이쯤에도 길이 있어요. 그런 길을 하나 뚫어 보려고 해요. '어, 괜찮네? 너무 어렵지 않네?' 하고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는 '뮤지션의 뮤지션'이라는 별명에 대해서도 "부담은 없지만, 혹시라도 그게 대중과의 벽이 될까 하는 두려움은 있다"며 "그래서 계속 대중적인 문법, 좋은 문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정규 3집에 실린 16곡은 조금씩 독특한 구석이 있지만 큰 이물감 없이 다가온다.

재즈인 듯 팝인 듯 어느 한 장르로 정의할 수 없는 특유의 스타일은 여전하다. 홍대 클럽과 YG엔터테인먼트 가수들의 작곡가 등 여러 판을 오가며 쌓은 경험이 유연함의 자양분이 됐다. 희로애락의 정서가 입체적으로 공존하지만, 듣고 나면 결국 '솔직함'에 공감하게 된다.

선우정아가 한 방송에서 '최대한 스탠더드한 발라드'를 만들고 싶었다고 소개한 타이틀곡 '도망가자'가 대표적이다. 사랑하는 이에게 '너의 얼굴 위에 빛이 스며들 때까지/ 가보자 지금 나랑/ 도망가자'고 청하는 노랫말이 신선하면서도 마음을 끈다.

여전히 전형성에서 벗어난 느낌이란 말에 선우정아는 "색깔이 있다는 게 참 감사하지만 한편으로는 벗어날 수 없는 굴레"라며 웃었다.

그는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괴로움을 겪는 누군가를 절실히 응원하는 감정으로 '도망가자'를 썼다며 "최대한 많은 분에게 위로가 닿았으면 했다"고 전했다.

선우정아는 전작인 2집 발매 후 정규앨범 공백기 동안 "한동안은 좀 불안했다"고도 털어놨다.

"2집은 저의 반짝반짝했던 20대가 잘 담긴 앨범이었어요. '그런 노래는 다시 안 나오네' 싶더라고요. 축축 처지는 템포만 나오고. 전 재미있는 것 좋아하는데, 물론 진중한 것도 좋아하지만 그런 것만 하는 뮤지션이 되고 싶진 않아서 불안했죠."

하지만 막상 앨범을 만들고 나니 "30대라서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었구나, 자기 역사에 맞는 것들이 나오는구나 싶어 안심했다"고.

그래서인지 이번 앨범 가사 곳곳에서는 복잡다단한 30대 중반을 통과하는 선우정아의 자의식이 또렷하게 느껴진다.

3집 작업의 시작이 됐다는 '쌤쌤'에서 그는 '내가 바란 그 미래는 겨우/ 누군가의 위층이야/ 아래엔 다른 이의 드림(Dream)'이라고 자조한다. 반면 '인비저블 트레저'(Invisible Treasure)에선 '다시 기억해 내가 가진 게/ 아무것도 아닌 게 아냐'라고 내면의 힘을 되새긴다.

모범생 콤플렉스가 심했다는 자전적 얘기는 '멀티 플레이어'에 담겼다. '칭찬받고 싶었지/ 전부인 줄 알았지/ 얼른 인정받아서 높이 올라간다면/ 힘든 것도 잊겠지…'('멀티 플레이어' 중)

그는 "후회 아닌 후회도 들면서 그게 전부가 아니었구나 싶더라. 삶의 다른 형태를 좀 익혀가기 시작했다"며 "그런 소회를 담았다"고 소개했다.

이번 3집은 약 1년에 걸쳐 공개됐다. 5월 발매한 미니앨범 '스탠드'(Stand)와 8월 선보인 '스터닝'(Stunning)에서 수록곡 5곡씩을 각각 먼저 공개했고 6곡을 더해 이번에 완전체 앨범을 냈다.

'스탠드'에는 "삐뚤고 칙칙한 감정들", '스터닝'에는 자신의 "빛나는 요소" 등 선우정아의 여러 단면을 보여주는 음악들을 일종의 챕터 개념으로 나눠 담았다.

그렇다면 완전체 앨범에서 그가 결국 전하려 한 것은 무엇일까. 그는 "결국 사랑이더라. 너무 다양한 이야기들이 들어있는데 사랑과 관련이 없는 건 없더라"고 말했다. 사랑 노래라는 뜻의 '세레나데'를 제목으로 택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 노래들이 (청자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는 그는 내년엔 공연으로 대중들을 많이 찾아갈 계획이다. 오는 20∼22일에는 정규 3집 발매를 기념한 단독공연을 열고, 이후 전시회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풀어 놨다.

"하고 싶은 건 너무 많아요. 제대로 된 재즈 앨범에 대한 생각도 있고요. 워낙 편곡을 많이 해서 몇몇 버전은 음원 기록으로 남기고 싶기도 해요. 몸을 잘 쓰는 퍼포먼스, '쇼'로서의 퍼포먼스를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다는 목표도 갖고 있어요."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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