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교육청이 내놓은 중증장애인 및 고졸 일자리 확대 방안이 눈길을 끈다. 세종시교육청은 학교도서관 사서 보조로 중증장애인 42명을 뽑는다고 밝혔다. 당장 내년 15명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매년 5~7명 규모로 장애인 채용을 늘린다는 것이다. 교무행정사나 시설관리원 같은 교육공무직은 직업계고 출신 20%를 선발할 계획이다. 중증장애인과 고졸일자리를 이렇게 많이 할애하는 건 전국 최초로 가히 획기적이라고 할만하다.

선발된 중증장애인들은 각급 학교 도서관에서 학생들에게 책을 대출하고 반납하는 일을 맡는다고 한다. 중증장애인들도 얼마든지 수행할 수 있는 업무라고 본다. 1년간 기간제 근로를 마치면 만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되는 정규직 교육공무원직이 된다니 장기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직업계고 출신 20% 선발은 학력타파, 기능인 우대의 이행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고졸 채용 확대정책을 추진한 적이 있지만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공공부문에서 먼저 중중장애인과 고졸일자리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일자리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하리라 믿는다. 장애인들의 취업이 얼마나 힘든지는 통계가 말해준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의하면 우리나라 중증장애인 77만7800명 중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장애인은 21%에 불과한 실정이다. 취업을 했다 해도 공공부문 등 안정적 취업은 극히 제한적이다. 심지어 공공기관마저 법으로 규정한 장애인의무고용을 회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증장애인·고졸 일자리 확대 방안은 포용과 공존의 가치를 새삼 일깨워준다. 장애와 학력을 이유로 차별하는 사회는 선진국이 아니다. 장애인이라서 일을 못할 것이라는 편견부터 버려야겠다. 오히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소통을 통해 장애인식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여타 지자체, 교육청들도 세종시교육청의 중증장애인 및 고졸 일자리 확대 방안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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