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러운 ‘대상포진’]
단국대학교병원 피부과 이동윤 교수
수두 앓거나 예방접종한 사람에게 나타나
신경절 지배 군집성물질…나이들수록 발병↑
이상감각증 통증·발진 발생시 병원 가야

▲ 이동윤 교수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대상포진은 과거 수두에 걸렸거나 수두 예방접종을 한 사람에게서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가 신경절(뇌와 척수에서 신경세포체들이 모여 있는 곳)에 잠복하고 있다가 세포면역체계의 변화로 인해 재활성화되면서 신경괴사와 염증을 유발하고, 각 신경절의 지배를 받아 감각을 느끼는 피부의 영역을 따라 특징적인 군집성 물집을 형성하는 질환이다. 갑자기 피부 발진이 생기면 첫번째로 걱정할 정도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대상포진'에 대해 단국대학교병원 피부과 이동윤 교수와 함께 알아보자.

1. 노년층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고 있는데, 젊은 연령에서도 발생하나?

대상포진은 소아에서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하며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증가하게 된다. 특히 50세가 넘으면 발생빈도가 현저하게 증가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9년 자료에 의하면 2018년 한 해 동안 대상포진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중 50대가 24.5%로 가장 많았다. 50대 이상으로 보면 63.4%로 전체 환자의 약 2/3를 차지했다. 그런데 40대 환자가 15.7%, 30대 환자가 11.6%, 20대 환자가 6%로, 20~30대의 젊은 환자들도 전체 환자의 18% 정도 발생했다. 30~40대의 젊은 연령층에서 대상포진의 발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 대상포진은 어떤 상황에서 잘 발생하나?

나이(고령)가 대상포진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이며 면역력이 약해지는 경우에 잘 발생하며 신체적, 감정적 스트레스와도 관련이 있다. 또 계절에 상관없이 1년 내내 산발적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여름철에 대상포진의 발생률이 높다는 보고도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4년 자료에 의하면 대상포진 발병률이 기온이 높은 여름철(7~9월)에 가장 높았다. 여름철에는 무더위 때문에 체력이 저하되거나 냉방기 가동으로 실내·외 온도차가 커지면서 면역력이 쉽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3. 어떤 경우에 대상포진을 의심해야 하나?

일반적으로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는 좌우 어느 한쪽 신경절에만 잠복하고 있다가 재활성화 되기 때문에 피부 발진이 발생하기 수일 전부터 신체의 좌우 어느 한쪽 부분을 따라 통증이 먼저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따끔거리거나 화끈거리거나 찌르는 듯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환부를 스치거나 문지르는 정도의 가벼운 자극에도 통증을 느끼는 감각과민증 또는 이상감각증이 동반되기도 한다는 것이 중요한 특징이다. 또 대상포진의 피부 발진은 바이러스가 잠복하고 있던 신경절에 대응하는 피부절을 따라 나타난다. 때문에 양쪽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고 해당 피부절의 영역 어디서든 발진이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면 대상포진 발진이 한쪽 배, 옆구리, 등 혹은 목, 어깨, 팔 혹은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에 순차적으로 혹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피부 발진이 나타나기 전이라 하더라도 신체 어느 한쪽 부위에 이상감각증을 동반한 통증이 발생하거나, 신체의 어느 한쪽 부위를 따라 발진이 발생했다면 일단 가까운 피부과의원이나 병원을 방문해 피부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4. 대상포진의 치료는?

대상포진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50세 이상의 경우 피부 발진이 나타난 후 3일 이내에 전신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통증의 강도와 기간, 합병증의 발생빈도를 낮출 수 있다. 때로는 초기에 전신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것이 통증 감소와 일부 합병증 감소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항바이러스제는 일반적으로 1주 동안 복용하지만 이후에도 통증이나 가려움증 등 증상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적절한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5. 대상포진 예방접종 시기는?

국내에서 대상포진백신은 50세 이상의 성인에서 효능을 인정받아 사용되고 있다. 50세 미만의 경우 대상포진백신의 효과나 안전성에 대해 아직 대규모로 연구된 바가 없다. 현재까지 대상포진백신의 반복 접종은 권고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너무 이른 나이에 예방접종을 하게 되면 정작 대상포진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연령대에 백신의 효과가 떨어질 우려도 있다. 따라서 대상포진의 발생이 현저하게 증가하는 50세 이상에서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만성질환이 있는 고령인 환자의 경우 대상포진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의 효과로 대상포진 발생이 50%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상포진백신은 대상포진을 앓은 과거력과 관계없이 접종 가능한데 대상포진을 앓은 후 대상포진 예방접종의 적절한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것이 없으나 급성기 증상이 소실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보통 6개월이나 12개월 이후로 권하고 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은…

-균형 잡힌 식이를 통한 적절한 영양 섭취

-적당한 휴식과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의 적절한 해소

-지나친 음주, 흡연, 과로 피하기

-규칙적인 가벼운 운동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대상포진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만성질환(당뇨, 고혈압 등)이 있으면 대상포진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평소 건강관리에 주의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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