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에 극적 요소 더하며 기존 스포츠극과 차별화

▲ [S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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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불장군 구단장이 프런트마저 감쪽같이 속이고 이뤄낸 완벽한 트레이드, 9회말 역전타만큼 짜릿한 드라마다.

18일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12월 둘째 주(9∼15일) 콘텐츠영향력평가지수(CPI·하단용어설명 참조) 집계에서 SBS TV 금토극 '스토브리그'가 CPI 지수 224.1로 8위를 차지했다.

기존에도 야구 등 스포츠를 직·간접적으로 조명한 드라마는 꽤 있었지만, '스토브리그'는 야구 중에서도 야구 선수들보다 구단과 프런트에 초점을 맞춰 눈길을 끈다.

야구가 가장 대중적인 스포츠이지만 구단 내 사정 등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기에 쉽게 보기는 어려울 수 있겠다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스토브리그'는 극적인 트레이드 등 야구를 몰라도 몰입할 수 있는 드라마 요소들을 살리며 이러한 우려를 피해갔다.

기존 스포츠극들과의 차별화 전략이 빛을 발한 건 3·4회였다. 꼴찌팀 드림즈단장으로 온 백승수(남궁민 분)는 드림즈를 상징하는 스타 타자 임동규(조한선)를 내보내려 하며 프런트 직원들과 갈등을 빚었다. 임동규 역시 폭력배까지 동원해 백 단장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그는 홀로 구상하고 준비해온 트레이드가 성사되기 직전, 직원들을 향해 왜 임동규를 내보내야 하는지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새가슴, 스탯 관리의 결정판, 변화하는 구장, 인성, 세대교체 등 그의 완전무결한 논리에 직원들은 혀를 내둘렀다. 그리고 그 순간, 임동규가 쫓아냈던 드림즈의 진짜 스타 강두기(하도권)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알렸다.

운영팀장 이세영(박은빈)은 "내년에는 드림즈가 꼴찌 안 할지도 모른다"고 환호했다. 백 단장은 모두가 팀의 핵심전력이라고 생각했던, 그러나 실상은 고인 물이었던 임동규를 내보내면서 팀의 재도약을 위한 틀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이 드라마는 야구팬이라면 각자 응원하는 구단의 상황에 드라마 에피소드를 대비하며 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실제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실제 프로야구 구단과 선수들의 이름이 거론되며 '농반진반'의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기도 하다.

야구를 잘 모르더라도 백 단장이 케케묵은 조직을 혁신해나가는 과정에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 백 단장이 임동규와 강두기를 맞바꾸는 장면은 그야말로 개혁을 상징했다.

백승수를 연기하는 남궁민은 때로는 '김과장'에서 보여준 '똘기'를, 가끔은 '닥터 프리즈너'에서 보여준 섬찟함을 떠올리게도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딱 맞는 옷을 입고 영리한 연기를 선보인다.

한편, CPI 1위는 현빈과 손예진이라는 호화 캐스팅과 대한민국 재벌가 상속녀와 북한 장교 간 로맨스라는 독특한 소재를 내세운 tvN 주말극 '사랑의 불시착'(257.0)이 차지했다.

☞ 용어설명 : CPI 지수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 tvN·Mnet·OCN·온스타일·OtvN·올리브·XtvN 등 CJ ENM 7개 채널, JTBC·TV조선·채널A·MBN 등 종합편성채널 4사, MBC에브리원과 코미디TV 등 케이블 2사에서 프라임 시간대 방송하는 드라마, 연예·오락, 음악,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인기도를 파악하는 지표다. 이 지수는 주간 단위로 프로그램 관련 직접 검색자수(국내 주요 포털 6개사)를 필두로 소셜미디어 버즈량(블로그·게시판·SNS 전수조사), 7개 주요 동영상 플랫폼(네이버TV 등) 내 프로그램 무료 동영상의 주간 조회수까지 3가지 실측 데이터를 200점 기준 표준점수로 환산해 평균을 산출한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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