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호 청주시 우암동 주민복지팀장

쉼의 진정한 의미는 뭘까? 모든 생물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은 재론할 여지가 없다. 특히나 사람들에게 쉼이란 정당한 것이며 꼭 필요한 것이고 시간이 지나가 버리면 다시 오지 않게 되는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 다 인정하고 있다.

쉼에는 호흡이라는 뜻도 포함돼 있다. 정당한 쉼이 주어지지 않는 삶은 잠깐 쉬어가는 것이 아닌 정지의 삶을 맞게 되고 만다.

사람에게 호흡이 필수 불가결한 것이듯 쉼도 꼭 필요한 것이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쉼을 줄였다 늘였다 하며 어느 때에는 자신을 채찍질하며 쉼을 스스로에게서 빼앗아버리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며,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에 뒤돌아보는 시간대에서는 보람보다는 허무함이 더 많을 것이다.

모든 것에 쉼은 필요하다. 식물들에게 완충지대가 필요하고 흐르는 강물도 수변구역이 필요하며 도시에도 완충지역이 필요하다. 모든 것이 성급함을 뒤로하고 이전과는 다른 시간을 갖는 것들이 필요하다는 것에서 이름 붙여진 것일 것이다.

어떤 이들은 쉼은 필요하기도 하고 필요치 않다고 말한다. 경험해보지 않는, 경험할 여유도 없는 사람들에게 필요성을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쉼을 권하는 사회, 쉼을 가질 수 있는 여유를 나누는 사회, 이런 사회를 실현하는 데 사회 지도층부터 솔선수범하는 것은 어떨까.

쉼은 퍼져나가면 약이 되고 욕망은 퍼져나가면 독이 된다! 그러나 욕망이 필요치 않다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는 슬픈 현실은 무엇을 바라봐야 하는가?

쉼은 욕심이 아닌 호흡의 일부인 것이다. 누군가는 잠시만의 휴식이라는 쉼이 아닌 영원한 휴식을 선택하는 슬픈 결과를 낳기도 한다.

쉼이 필요한 상황에서 전자기기가 발달하기 이전은 사회에서 멀어져 물리적인 단절로 휴식을 만들어낼 수 있었으나 21세기의 현실은 어디에서나 언제든지 SNS라는 넝쿨에 매여 물리적인 단절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 쉼이 절박한 사람들에게 절망이라는 굴레를 씌워버리고 최후의 순간까지 몰아간다.

"쉼이 필요해"라는 사람들의 신호에 우리는 어찌 반응하는 것일까? "그것도 못 해?", "뭘 그런 걸 갖고 그래!" 등등의 핀잔으로 무관심으로 상대방이나 동료들이 보내는 구조 신호에 응답하는 것은 아닐까.

얼마 전 영화 '엑시트'에 나오는 구조 신호(SOS)가 유행하며 눈길을 끈 적이 있다. 휴대폰을 사용한 '따따따' 신호를 사람들이 그저 무시했더라면 재난 상황에 있던 주인공 가족들이 탈출할 수 있었을까?

긴급한 상황에서 나오는 신호를 '괜찮겠지', '다음에도 기회는 오겠지'라는 안일함으로 그냥 지나쳐버리는 것은 적절한 선택으로 생명을 구하는 기적을 만드는 기회를 놓치게 하는 것이다.

쉼이 필요하다는 것은 나 자신이나 주변인들 모두에게 서로 서로에게 꼭 필요하며, 서로를 돌아보며 격려해야 할 필요한 몸짓이라는 것을 반드시 인식하고 살아가자.

너무 가볍지 않고, 혹 너무 무거워 부담을 얹어주는 것이 아닌 표현의 지혜와 진정이 묻어나는 솔직함으로 '쉼'을 격려하는 사회로의 한 걸음, 한 걸음이 모이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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