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수 공주대학교 교수

요즘은 여러 분야에서 갑질행위에 대한 고발이 이뤄지고 있다. 갑질행위는 우월적 권력을 가진 ‘갑’이 약자인 ‘을’에게 가하는 부당행위이다.

인권 차원에서 행해지는 갑질행위에 대한 고발은 나름대로 순기능적 역할을 한다. 하지만 타인을 음해할 목적으로 행해지는 악의적 고발은 사회적 범죄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언제부터인가 강연시장에서도 갑질행위에 대한 고발이 종종 일어난다. 나도 이미 좌파신문인 경향신문과 한겨레에 의해 막말 강연자로 두번씩이나 고발을 당했다. 며칠간 그들 신문에서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진 않았다. 사악한 인간들이 내 신상털기를 시도했지만 진실은 그들의 고발내용과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 연장선에서 발생한 현 정권의 갑질행위를 고발하고자 한다.

약 7년 전부터 나는 행정안전부 산하 핵심교육기관인 A기관에서 이순신 리더십, 통찰의 지혜, 공직(公職)가치를 강의해왔다. 공공기관인 탓에 강사료는 적었지만 나도 교육공무원이기에 누구보다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강의했다. 덕분에 A기관 수강생들로부터 항상 최고수준의 강의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올해 7월 1일 강의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그날은 행정안전부 산하 공기업 CEO 200여명에 대한 직무교육이 대전 ICC호텔에서 개최되었는데, 나는 그들에게 A기관 강사들을 대표해서 ‘공직가치와 CEO의 역할’에 대해 특강했다. 강의가 끝나자 여러 CEO들이 다가와 ‘유익한 강의를 들었다’며 명함을 건냈다. 그날 내가 받은 명함만 30개가 넘었을 정도였다.

며칠 후, 나는 평소처럼 A기관의 팀장에게 지난 CEO 대상 강의평가 결과가 어떻게 나왔느냐고 물었다. 그것을 모니터링한 후, 다음 강의의 질적 개선을 도모하기 위한 피드백 과정이었다.

그런데 그의 말투가 좀 이상했다. 그는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교수님 강의 때문에 내부사정이 곤란해졌다”며 전화를 끊었다. 그래서 다른 루트를 통해 그 내막을 좀 더 알아보았다. 충격적이었다. 내 강의를 들었던 어떤 자가 한겨레 신문에 났던 막말 강연기사를 문제 삼으며 나의 강사 퇴출을 강력하게 요구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현 정권과 깊숙이 연관된 인물이었다.

나는 그날 강의에서 CEO들에게 세종 때의 명신(名臣) 허조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평생 ‘나랏일을 내 일처럼, 나랏돈을 내 돈처럼 소중하게!’를 실천한 고위공직자였다. 또 현 정권의 반일선동이 갖는 문제점과 토착왜구가 얼마나 무지몽매한 표현인지? 일깨워주었다.

그 자는 진실을 전하는 지식인의 강의에 앙심을 품고 허접한 권력으로 좌익 특유의 ‘편가르기 DNA’를 발휘했던 것이다. 지난 국정감사 때 나는 행안위 소속 국회의원인 지인을 통해 그 자의 직권남용을 고발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로 인해 A기관 직원들이 다칠까 염려되어 마음을 접었다.

전임 정권의 고위직 인사들을 직권남용죄로 몰아 감방에 보낸 현 정권의 추악한 내로남불은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인조 때의 ‘상시가’를 떠올리게 한다. 전임 정권은 자신들의 잘못을 비판해도 이렇게까지 비열한 짓은 하지 않았다. 말세(末世)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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