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로 신과의 소통채널 열려 소설로 집필된 예수 복음서
성서 속 예수 소재로 ‘선택’과 ‘기억’, ‘사랑’ 등 영성적인 메시지 전달

거기에 길이 있었네 오래된 영혼의 사랑이야기  책 표지. 삼무곡 제공
거기에 길이 있었네 오래된 영혼의 사랑이야기2 책 표지. 삼무곡 제공

성서 속에 박제된 예수가 현실공간에 되살아나 우리 앞에 선다면 어떤 모습일까.

더구나 우리와 별반 차이 없는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 “애초부터 죄라는 것은 없다. 잘못된 길도 없고, 길을 잃는 영혼도 없다”며 “오늘 태어나서 오늘 죽는 사람, 하루만 사는 사람이 바로 나를 따르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또다시 십자가에 매다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인류의 스승인 예수가 소설의 몸을 입고 다시 돌아왔다.  

목회자 출신으로 대안교육 공동체인 ‘삼무곡 자연예술학교’를 이끌고 있는 김종률이 소설의 형식을 빌려 집필한 예수의 복음서인 ‘거기에 길이 있었네, 오래된 영혼의 사랑 이야기2’를 펴냈다.   

저자는 성서 속 예수를 기본 소재로 삼아 새롭다 못해 파격적인 예수의 이야기를 창조했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저 높은 곳에 있는 예수를 내려오게 해 우리가 밟고 있는 땅을 디디게 하고, 평면화 된 성화 속에서 고정불변된 예수를 펄펄 살아 움직이는 입체화 된 인물로 부활시켰다. 

태풍이 몰아치고 비바람이 거세게 불어도 미동조차 하지 않을 것 같은 성자 예수를, 희노애락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인간적인 예수로 탈바꿈시켰다.

특정 종교에서만 통용됐던 예수의 가르침을 종교적 울타리를 넘어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활짝 열린 가르침으로 확대했다.  

저자는 성서 속 예수의 이야기를 골격 삼아 ‘선택’과 ‘기억’, ‘사랑’ 등 영성적인 키워드로 두툼하게 살을 채워 나갔다. 

그러면서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이라는 전통적인 서사구조를 채택해 소설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초반을 넘어 중반부터는 탄력이 붙어 높은 몰입도를 유지하며 마지막 페이지까지 거세게 몰아붙이게 한다. 

무엇보다도 이 책이 돋보이는 것은 예수의 음성을 빌려 우리에게 전해주는 저자의 영성적인 메시지에 있다. 

저자는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한다. 그것도 적극적으로. 그 방법은 벌어진 일에 대한 최상의 해석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기 합리화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변명이라면 최상의 해석은 책임을 지기 위한 적극적 선택이라는 것이다.  

삶은 자신이 선택하는 대로 진행되며, 최상의 해석은 최상의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한다. 

저자가 이 책을 저술하게 된 배경도 이채롭다. ‘뇌출혈이라는 스승’을 만나 이 책을 쓰게 됐다는 것이다.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병원 응급실을 다녀온 저자는 이후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됐다고 한다. 

서문을 통해 밝힌 내용을 소개하면 “기존 정보와 지식들이 서서히 지워졌고, 그 자리에 새로운 기억이 채워졌다. 머릿속에 새로운 폴더가 열린 듯 수천 년의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인류가 물었던 수많은 물음의 답이 한 폭의 명료한 그림처럼 자명해졌다. 참으로 신비롭고 감동적이었다. (중략) 나는 뇌출혈이라는 방법으로 내 기억을 되살린 스승의 말씀에 따라 다섯 권을 책을 집필할 것이다. (중략)(이 책의) 집필은 40일 동안 진행됐다. 집필 과정은 단순했다. 뇌출혈이 열어 둔 폴더에서 글을 옮겨오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기에. 그래서 나는 그 어떤 참고자료도 사용하지 않았고, 문학적 완성도도 고려하지 않았다.”

이 책은 스승이라고 표현되는 근원적인 존재와 뇌출혈을 계기로 소통되는 채널이 열려 전달받은 내용을 펴냈다는 점에서 닐 도널드 월쉬가 쓴 ‘신과 나눈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신과 나눈 이야기’는 창조주인 신과 필답을 통해 신성과 영성적인 존재로서의 우리 자신과 시공간을 초월한 본원적인 질문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해 각광을 받은 베스트셀러다.  
 
저자 김종률은 “인류의 스승으로 온 예수가 본래의 자리로 되돌려져야 한다고 믿는다. 지난 2000여 년 동안 특정 종교가 그 스승을 독점했다”며 “이제는 그의 사랑 이야기가 인류를 깨우치는 가르침으로 되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펴낸 곳 : 삼무곡, 쪽수 : 375, 구입문의 : 삼무곡북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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